문학 | [문학가 산책] 밴쿠버 풍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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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성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0-11 14:05 조회1,44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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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플레인 공원에서-
장성녀(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회원)
공원 길을 걸으며
내 머리는 잠시도 쉬지 못한다
이태리 명품 브랜드 MD를 자의 반 타의 반 그만둔
(이게 노동법 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경력 10년 차에 실직한 조카와 나눈 카톡 대화가
어지러이 깨똑깨똑거린다
산들바람 부는 오솔길로 들어서자
두 달 전까지 이 길을 함께 걷던 언니가
물밀듯이 목구멍에서 솟구쳐 오른다
팔랑거리는 저 수많은 나뭇잎들처럼
초록빛 날들을 그리도 많이 남겨두고
홀연히 생에서 떠밀려난 숙이 언니
언니야 언니야 부르며
울며 걷는다 언니와 걷던
이 오솔길을 나 홀로 울며 걷는다
조카야
뭐든지 네 마음이 너를 잡아당기는 데로 따라가거라
그게 신의 마음이야
1프로의 inspiration에 99프로의 perspiration을 쏟아부었던
에디슨의 생은 숲속에 난 오솔길이다
마음 하나에 아흔아홉 땀방울을 쏟으면 길이 되는 거다, 조카야
인간은 대단하다
나를 죽일 힘도 내 안에 있고
나를 살릴 힘도 내 안에 있으니
내가 죽기로 작정하면 신도 나를 죽이려 달려들고
내가 나를 살리기로 작정하면 신도 나를 살릴 힘을 발휘한다
산들바람 자취를 감춘 공원길에서
낡은 자전거 소리가 따그륵 따그륵 들려온다
통통한 중년의 금발 남자가
배낭 가득 하루치 생을 짊어지고
자전거로 출근을 한다
그는 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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