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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불 많이 꺼봤지만 좀 무서웠다"…속초 주유소 지킨 소방관의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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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4-09 01:00 조회1,5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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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출동한 소방과 산림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뉴스1]

지난 4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해 동해안 일대로 번진 산불을 직접 막아낸 소방관의 '후일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자신을 산불로부터 '장원 주유소'를 사수한 소방관이라고 소개한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방관 속초산불 화재 썰 푼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강원 산불 당시 급박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글에서 A씨는 "다른 지방에서 급파돼서 오는 바람에 완전히 처음부터 있었던게 아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글에 자신이 소방관이라는 증거로 '대구 소방'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명함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그는 "불끄러 다닌 적 많았지만 처음 도착했을 때 나도 현장을 보면서 좀 무서웠다"면서 "그때 당시에 화재 진압을 하려 해도, 바람이 너무 세서 소방 호스로 물을 쏘아 올려도 물이 꺾이더라"고 회상했다. 당시 해당 지역의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26.1m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그런데 갑자기 무전으로 속초시 SK 장안주유소 긴급지원 요청이 들어와서 나 포함 3팀 정도가 주유소로 갔다"며 "가서 보니까 산불이 주유소 앞으로 진행 중이었다. 총괄 지휘자님이 여기 못 막으면 속초 다 뚫린다고 무조건 막아야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나도 사람인지라 손발이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섭더라"면서 "이건 탱크차로 어떻게 해도 못끈다고 판단이 돼서 만불 작전으로 들어갔다. 몇명은 뒤에서 잔불제거 작업에 들어가고, 나 포함 나머지 분들은 산불 진행 방향에 맞불을 놨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다행히도 이게 크게 성공적이었다"면서도 "바로 앞 10m에 불이 떡하니 있으니 숨쉬기도 힘들고 너무 뜨거웠다"고 털어놨다.
 

5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미시령로의 한 LPG 충전소에서 소방대원들이 충전소 주위로 옮겨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유소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것도 금지돼 있을 만큼 작은 불씨에도 민감한 곳이다. LPG 충전소에 옮겨 붙게 되면 충전소가 폭발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소방대원이라는 책임감 하나로 다른 사람 생명을 지키는 분들 대단하심", "저거 터졌으면 상상도 하기 싫다"는 등 소방관을 향한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 4일 밤 강원도를 뒤덮은 산불에 전국 3200여명의 소방관들이 밤새 달려가 진화작업에 힘쓴 것을 계기로 소방관 국가직 논의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사흘만에 20만명이 동참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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