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소통'이란 체본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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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슬샘(露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9-20 09:09 조회1,82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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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슬 샘(露井)/시조시인(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疏通"이란 글씨 체본을 받았습니다
땀 들여 먹 갈고 붓머리 조아려서
사면 반듯 접은 전지에 곱게 옮겨 써 봅니다
'배려'일까 '정중'일까 '아끼다' 뜻도 모자라서
믿음 긷는 요말 밖에 달리 또 줄 게 없는
한 번 사랑 근사한 표정 닮아보고 싶습니다
가슴 너머 아슴한 눈매 먹물로 풀어가면
고향 들녘 이슬 떨기로 고랑진 어머님 얼굴
바구니로 이고 나던 동기간 눈물이었다가
날개 달고 떠난 난민 빈 무릎 목선 하나는
아직은 열리지 못한 반도의 품속처럼
못 가본 섬을 두고 알들로만 깨어나더니
오늘은 들꽃 둔덕 길 저문 날 문짝 열고
가래 떡 썰던 명필로 천자문에 널린 바다
하나 된 뜻을 두고서 달고 쓰다던 군말들도
한시름 바람되어 눈썰미로 다가 앉아
우레 비 멈춘 구름을 습자지로 두루 말면
홀로 남은 버팀목 말뚝처럼 옹골진 획의
한 지붕 하늘 삼아 꾸짖는 듯 엄한 기품
우리 언제 아버님 체온 반듯한 밑본 글씨로
번지는 헛말 대신 먹물 듬뿍 대번 찍어서
든든한 아름 대들보 명패 삼아 걸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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