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정원] 나이테 1 > LIF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LIFE

문학 | [문예정원] 나이테 1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태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0-11 08:29 조회2,189회 댓글0건

본문

  d1c95b58f15f3ddc86ace24b7d49f1bb_1570807760_262.jpg하태린 / 캐나다 한국문협 부회장 

 

체면이고 자시고

겉치레 따윈 아예 없다는

겨울나무 한 그루

비바람에 눈보라에

온몸으로 한 자리만

꼿꼿하니 버텨 서 있는

겨울나무 한 그루

매일 아침 으레

두 눈 감고 기도한다 

 

언 땅속 깊숙이

튼튼한 고집을 박아 놓고

온 잔뿌리 힘을 다해

오늘 하루 양식을 뽑아 올리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

너구리도 다람쥐도

마구 뛰노는 바람에

팔다리가 휜다 해도

아빠는 언제나 힘이 세단다

 

잘린 가지 생채기

찬 바람에 호호 불며

하루하루 벌어 사는

키 커다란 나무 한 그루

그 밑동에 자리 잡은 우리에게는

그래도 호탕하게

'얘들아, 새봄 되면

나이 한 살 더 먹어라. 옜다, '

큼직한 테 하나 척하니 걸쳐준다

아이 좋아라,

오빠와 난

파란 마음 싱싱하니

둥근 마음 넉넉하니

 

나이테,

꼬마 나이테.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IFE 목록

Total 5,758건 4 페이지

이미지 목록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