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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밤의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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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병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1-22 09:05 조회1,5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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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e8612c0c28604c62ff00cfe44583958_1574442285_2576.jpg유병수 / 시인. 소설가

 

 

부러진 빛의 살대를 바위에 잠그고

둥지를 트는 달빛

바위살이 맑아온다 

 

바람소리 만으로 나뭇잎의 개수를 짐작하는

물소리

물소리는 바람찍인 윗목을

아슬아슬 손젓고 간다 

 

꽃과 꽃 사이의 간격을

알기 위해 부는 바람

나뭇잎 마다의 행방을 알기 위해

부는 바람

바람이 방향을 가른다 

 

산은 마주 보되 서로 마주치지 않으니

산줄기 어디에고 

달빛이 내릴 집 한 채

풀잎 하나 촛대 위에 꿰여온다

바람 한 장 칠색으로 가르고

그 각각의 색환을 가르키는 손가락 

 

개암나무 아래서 개암을 터는

달빛의 길이는 몇 치인가

바람 한 장에 흔들리는 방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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