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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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요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2-27 09:01 조회1,65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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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상(시인, 캐나다한인문협 회원)
막내는 엄마 닮았다
활짝 핀 뭉게구름이 저렇게 아름다운 것은
햇빛이 있기 때문이고
막내딸이 반듯하고 싱그러운 멋이 살아있는 것은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로 가득 찬 언덕 숲길을 걷고 있을 때
말없이 따라 오는 그림자를 확인한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연민과 사랑이 마음속에 와 닿으면
빈곤하고 초라했던 내모습도 환하게 밝아져 온다.
참으로 신기해라
우리들의 마음이 따뜻해질 때 봄은 미리 가슴에 와 있다.
한해가 또 시작되면
물오르는 나무 가지에서 함께 자라나는 조화와 신비
찬 이슬에 젖은 대지의 아침도
쉴 틈 없이 찾아오는 봄바람에 하늘거리며
피어올라가는 아지랑이의 마음
누가 찾아 왔을까.
회오리바람처럼
쉬지 않고 솟아오르고 싶어 하는 삶..
빈 가슴은 무엇으로 채워질지 잘 모르지만
언제나 깨어있는 창고가 되어
그림자를 쌓아가며 꺼지지 않는 삶으로 간직하면 된다.
나무에 의존하며 살아 온 중생들이 신의 숨결이 머물고 있는
숲의 나이를 측정할 수 없듯이
선택의 의지와 우연의 일치가 이루어진 교차점에서
함께 만난 사람들도 그림자와 함께 사는 것처럼
나이도 없는 검은 그림자는 밝음과 함께
비어있는 자리마다 편안하게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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