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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겨울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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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슬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5-06 07:45 조회1,2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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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783364_Htx14lye_c3b4955807bdd5fe34f95160affc77f4f89cef7a.jpg이 슬 샘(露井)/시조시인(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볼 부은 사람 하나 채어갈 듯한 바람

꺾여봐야만 아픔을 아는 것은 아니다 


숱한 바람들이 소문 업고 일어나

겨울비로 추궁하는 꽃샘 날이어도

각진 모서리 꼬옥 봉해 두었다가

한주먹씩 송이 펼칠 때 보니


지레 당돌했던 성숙함이 치른

초경의 혈흔들이 사방에 흩어진다 


넓게 다스린 가장자리 마음

안으로 좁혀 그리움 못질해 놓고

슬픔을 아느냐고 스스로 묻던 화두는 


하늘로 입 모은 꽃봉우리 여럿의

제 발로 걸어나온 숭고함이

일제히 혼절의 밤을 택한 뒤였다 


애둘러 장미라 우겨놓고 보면

어쩌다 눈 한 번 흘겨버렸지

마음 송두리째 토라진 건 아니다 


생소한 가지마다 낙점 처리된

만남에서 이별까지 잦은 사유 중 


수중에 넣고 싶다던 바람의 꾐도

다가오기 전에 나를 버렸을 뿐

가시 든 아픔으로 경계치 않은 거다 


들꽃 산란해 놓은 봄볕 추궁하듯

매달렸던 세상 무게만 흔들고 떠난

겨울 관심 그 밖엔 주연를 마다하고

새하얀 돌담 팔 걷은 싸늘함에 


사랑을 느낀 한순간 그 자리 뚝

눈 털고 사라진 곳은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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