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 '곰표 맥주' 2주 기다려야…TV광고도 안했는데 완판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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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5-13 03:00 조회77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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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없어요? 들어오면 꼭 좀 따로 챙겨주세요.”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의 지어진(27) 매니저는 요즘 매일 난감한 상황에 빠지곤 한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곰표 밀맥주가 입고되면 챙겨달라”는 단골들의 부탁때문이다. 지 매니저는 12일 "곰표 맥주 입고시간에 딱 맞춰 실내화 차림으로 몰래 찾아온 손님도 있었
다"며 "요즘은 곰표 맥주를 냉장고에 채우자마자 동이 나 따로 빼 둘 타이밍 잡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곰표 맥주 300만개 공급 2주 만에 완판
곰표 밀맥주는 지난해 5월 초도 물량 10만 개가 3일 만에 완판되면서 '품절템'에 등극했다. 수제 맥주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곰표 밀맥주 제조사인 ‘세븐브로이’가 롯데칠성음료에 대량으로 위탁생산(OEM)을 맡겼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다. 곰표 밀맥주는 편의점업계에서 새로운 맥주의 판매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 국산과 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 30여년간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 단독 판매 상품이 대형 제조사 제품을 제친 건 처음이다. 최근엔 하루 판매량만 17만개, 최고 판매량은 26만개로 지난해 한 달 판매량(20만개)에 육박할 정도다.
‘표곰’이 시선 끌고, ‘맛’에 지갑 열어
표곰이 시선을 끌었다면 밀맥주의 '맛'은 지갑을 열게 했다. 소맥분 전문업체인 대한제분과 함께 ‘우리 밀로 만든 맥주’라는 점이 소비자를 유인했고, 은은한 과일 향과 깔끔한 맛에 특히 젊은 여성들이 호평했다. CU 관계자는 “보통 소형 브루어리들은 마니아층을 겨냥해 개성이 강하고 진한 맛의 맥주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대중적인 트렌드에 강한 BGF리테일 음용식품팀과 세븐브로이는 대중적이면서도 독특한 맛으로 승부를 건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 행복' 찾는 MZ세대가 열풍 주도
곰표 맥주의 이같은 열풍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곰표 밀맥주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대(43.0%)와 30대(44.4%)가 대부분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베이비부머는 미래의 희망을 위해 현재를 희생했다면 MZ세대는 미래가 불안하니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찾아 ‘현재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제맥주도 덩달아 인기다. 5월(1~10일) 맥주 전체 매출에서 수제맥주 비중은 35.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젠 수제맥주가 오히려 전체 맥주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CU의 4월 맥주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3%였는데, 곰표 밀맥주 대량 공급 이후(4월 29일~5월 10일)엔 맥주 매출 증가율이 35.0%로 뛰었다. 이제 곧 맥주 성수기인 여름, 곰표 밀맥주 흥행이 계속될 지 주목된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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