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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밴쿠버문학] 두고 온 달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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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철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6-22 08:59 조회6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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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철현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꽃샘추위가 파도 위에 너울거리던 날이었었지


방파제를 서성이다 언 몸으로 돌아오던 길
땅거미 깔린 도동항의 불빛은 참 애잔했었네


까마득한 기억의 저편,

이 저녁에 한 소녀 화석처럼 서 있구나

도동여관 옆 골목길
서로의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감전되어버렸었던 두 심장

그 눈망울,
심해에서 갓 건져올린
촉촉한 달그림자 같았던

숨이 멎어버렸던 그 짧은 순간
우리는 이미 백 마디의 대화를 삼키고 있었지

반백 년이 다 되도록 아물지 못하는
단 한 번의 화인,

지금도 울릉도 사진을 보면
도동항 불빛배 타고 그 소녀

아련한 시간 속으로 저며들 것만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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