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한라산을 오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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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4-16 13:18 조회57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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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골진 능선 솔찬히 휘어잡자
정상이 바라보이는 먼발치엔
다시 처음과 같은 윗새오름길
고비마다 하나 둘 짐 덜어낸 후
막내의 등 도닥여 내려보낸 골짜기는
염려스런 제 엄마 눈매 쏙 빼 닮았다
잠시 들여다 볼 수는 있어도
뿌리 내릴 수 없는 분화구 이면은
옥석을 가리지 못할 분출물로
견고한 성 거느린 안개 보금자리
여태 고산병 모르는 산새들만
깃털 뽀오얀 하루를 부화한 거다.
피돌기 선한 앉은뱅이 꽃이
세수하던 샘 턱받아 지키고
한 오백년쯤 버티다 누운
주목(朱木)이 우는 곳에선
바람이 세월 버금가는 격정으로
더 힘써 보란 듯 바위를 다그친다
골무지개 선한 등고선 따라
버들비 맞는 하산 길 내내
휘파람새 마냥 노래하고 싶은데
어느 소절은 입 속에만 맴돌고
멧돌깨나 잠기었을 바다 쪽에서
풀어내는 소금빛살이 눈부시다.
이내들 / 시조시인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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