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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나의 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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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봉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4-24 08:54 조회6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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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가 산책>

 

                     나의 염소는

 

                                     임봉영 / 시인(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회원)

 

 

이제 남은 것은 크고 둥그런 죽음 뿐이다 

몇가지 약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늙은 염소는 

죽음이 사명이라는 것도 깨닫는 것 같다

누구나 다 죽는 그런 죽음은 말고

어떤 특별한 죽음은 없을까

어떤 사명을 완수하는 그런 만남은 없을까

나라를 지옥으로 만들고 마귀 왕노릇 하는

김아무개를 박격포로 포옹하고 옷 벗을까

천국 같은 나라를 지옥으로 만들고

발뺌만 하는 박아무개를 쏘고 옷 벗을까

박아무개와 김아무개를 숭앙하는 패거리들에 대해,

그들은 나에 대해, 불십자가 지고 떠나버릴까나

이것도 저것도 아무것도 아니고

갈 날만 기다리며 약이나 축내는 나의 염소는

그 머리에 저들 모두의 불을 이고

멀고 깊고 가까운 나선으로 나가버릴까나

우주의 우주들도 다 돌고돌아 떠나버릴까나

그것이 나의 늙은 염소에게 맏겨진 사명이라면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5:25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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