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김도형 지음 / 캐나다 한국문협 

삶을 살고 싶습니다

생명을 살고 싶습니다

별들이 총총히

사라지려는 새벽,

두근대며 새로운 하루를 재촉하는 심장의

피가

발그스레

세상을 밝히는

삶

어디선가 슬그머니 나타난

내가 알지 못하던 한 영혼에게

수줍은 열정으로

내 모든 것을 태워 주어도

부족함에 목마른

뜨거운

삶

생명이 꿈틀거리는 흙을

맨발로 맨손으로

딛고 뛰고 일궈

흙의 생명기운이

몸을 타고 흐르는

거칠고도 거친

삶

생소한 여정길에

스쳐 지나는 아름다운 풍경을

미련 없이 보내주면서도

멀리 보이는 산자락 뒤에 펼쳐질 풍경을

어느새 사모하고,

여정이 다했을 때

내가 마주할 세상과

새로운 내 모습을

마디마디 지어가는 

삶

삶을 살고 싶습니다

생명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