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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책 속으로] 분단 70년에 묻다, 우리 사회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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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edbear3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5-11 02:27 조회3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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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
백낙청 외 지음, 창비
352쪽, 1만5000원 


세월호의 비극을 겪으며 너나없이 외쳤다. 우리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하지만 1년여가 지나도록 크게 달라지는 것 같지 않다. 왜일까.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 큰 ‘적공(積功)’이 필요하다고 봤다. 쉽게 말해 ‘내공 쌓기’다. 학문적 공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과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푸는 방향·방법을 단계적으로 모색하는 실천적 공부다.

 그는 직접 실행에 옮겼다. 정치·경제·여성·교육·노동·환경·남북관계 등 7개 분야에서 오랜 현장 경험과 식견을 쌓은 전문가를 각각 만나 이 책에 실린 인터뷰이자 대담을 진행했다. 각 전문가에겐 이 책 첫머리에 실린 자신의 글 ‘큰 적공, 큰 전환을 위하여’를 미리 읽어달라 청했다. 여기서 ‘큰 전환’은 지금 한국사회가 분단 이후 70년 역사에서 손꼽을 만큼 중대한 시기에 있다는 인식을 담은 표현이다. 2017년 대선에서 누가 정권을 잡느냐의 문제를 넘어서는 인식이다.

 변화의 방법론은 ‘변혁적 중도주의’로 모아진다. ‘중도주의’는 소거법으로 열거한 몇몇을 뺀 모두를 논의와 실천에 동참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는 대담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각 전문가는 ‘보수’로 불릴 이들은 결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보’의 테제를 도돌이표로 되뇌는 이들도 아니다. 주요 이슈의 맥락이나 정책 결정을 둘러싼 역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들려주며, 때로는 지난 대선 때 야권이 내건 공약이나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

 백 교수는 각 전문가에게 스스로 ‘무식하다’‘잘 모른다’고 낮춰가며 질문을 던지지만, 의견이 다른 대목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다. 세간에 나도는 수사적 표현에도 동의하는 부분과 아닌 부분을 꼼꼼히 짚어낸다. 그가 분야별 전문가를 만난 건, 각 분야를 공부하는 의미 이상인 것 같다. 분야마다 자기 이슈에 함몰되는 대신 우리 사회 전체,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지구적 차원까지 염두에 둬야한다는 시각이 꾸준히 드러난다.

 다 읽고 나면 진보 대 보수, 민생 대 민주주의 같은 기존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임이 느껴진다. 그가 더 많은 분야, 더 폭넓은 전문가와 만나 ‘적공’을 확산해주길 기대한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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