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 [박린의 뷰티풀 풋볼] 27m 환상 프리킥…메시를 보는 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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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5-03 02:00 조회71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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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억년이 된 지구에서, 당신은 메시와 동시대에 살아 그를 보게 됐다.”
한 축구 팬이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전 세계가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특히 후반 37분 리버풀 골 지역 정면 27m 지점에서 터뜨린 메시의 프리킥 골은 전율을 일으켰다. 왼발 킥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궤적을 그리면서 골문 왼쪽 상단에 꽂혔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 전 “캄프 누는 큰 경기장이지 신전이 아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캄프 누는 신전이었다. 9만 관중은 팔을 위아래로 휘저으며 ‘축구 신의 재림’ 메시를 ‘경배’했다. 이 실점에 대해 클롭 감독은 “막을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클롭 감독은 자신의 스마트폰 속 유일한 셀피가 메시와 찍은 거라고 밝혔다.
지구상 최고 몸값 수비수인 리버풀의 버질 판 다이크도 메시 앞에서는 한낱 인간에 불과했다.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챔피언스리그 32경기 연속 무패(29승3무) 기록을 썼다.
데이터만 보면 리버풀은 밀리지 않았다. 후반전 리버풀은 볼 점유율 57.4%(바르샤 42.6%), 패스횟수 284회(바르샤 217회), 유효슈팅 4회(바르샤 3회) 등 모두 앞섰다. 클롭 감독은 “작년을 포함해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 중 최고 플레이를 했다. 이보다 얼마나 더 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결국 리버풀이 바르셀로나에 3점이나 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메시였다.
메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잉글랜드 팀을 상대로 33경기에서 26골을 뽑았다. 개인 통산 세 번째 트레블(3관왕)과 6번째 발롱도르 수상에도 다가섰다.
전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게리 리네커는 트위터에 ‘와우. 작은 천재가 논리를 거역했다’고 적었다. 메시는 10세 때 키가 1m27㎝에 불과해 ‘벼룩(la pulga)’이라 불렸다. 호르몬 장애 치료를 받은 현재의 키가 1m69㎝다. 하지만 신은 메시에게 키를 뺀 모든 걸 줬다.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천재가 아닌, 타고난 천재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 카를로스 테베즈(보카 주니어스)는 “메시를 체육관에서 본 적이 없다. 스킬이나 프리킥 연습 역시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영국 더선은 메시를 가리켜 ‘GOAT’라고 표현했다. 염소란 뜻도 있지만, ‘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메시와 동시대에 살아가면서 그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우리 세대의 축복이 아닐까.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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