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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프렌치 치어리더' 롤랑의 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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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4-02 02:00 조회1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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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패션을 전공한 프랑스 명문대생 롤랑이 한화 이글스 치어리더로 변신했다.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한국어를 배우는 롤랑은 ’한국 문화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KBO리그 한화 이글스의 홈 개막 시리즈가 열린 지난 주말,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는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촬영하는 팬들도 있었다.
 
지난달 29~31일 한화의 대전 홈 3연전은 치어리더 도리스 롤랑(24)의 ‘데뷔전’이었다. 그의 등장은 한화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빼어난 미모도 눈에 확 띄지만, 롤랑이 프랑스 국적의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야구를 즐기지 않고, 치어리딩 문화도 없는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롤랑이 어떻게 한화를 응원하는 치어리더가 됐을까. 지난달 30일 롤랑을 만났다.
 
한화 치어리더로서의 첫날은 어땠나.
“이글스 팬들의 열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춤을 추기 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글스 팬들이 응원 글을 보내주셨다. 고마운 마음에 한 분 한 분에게 (영어로) 답장을 드렸다. 사실 난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다. 치어리더로서는 초보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어떻게 치어리더가 된 건가.
“지난 1월 아는 사람 소개로 치어리더 제안을 받았다. 사실 서울에 있는 패션 회사에 합격한 상태였다. 그러나 치어리더가 될 기회는 인생에서 한 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프랑스가 어떤 나라인지 알릴 수 있어서 기쁘다. 나에게는 이 일이 ‘코리안 드림’이다.”
 

지난달 29일 대전 개막전서 한화 홈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은 롤랑. [프리랜서 김성태]

롤랑은 소르본느(Sorbonne) 대학으로 유명한 파리4대학에서 미술과 고고학을 전공했다. 모다르 국제 패션스쿨(Mod’Art International Paris)에서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아버지 사업 때문에 고교 졸업 후 수차례 한국을 방문한 롤랑은 교환학생(부산대 한국어학과)으로 한국에 왔다. 졸업 후에는 피팅모델을 하면서 한국에서 패션 분야의 일을 알아보던 중이었다.
 
지난 두 달 동안 롤랑은 치어리더가 되기 위해 하드 트레이닝을 받았다. 롤랑은 “정말 힘들었다. 난 원래 춤을 추던 사람이 아니어서 더 그랬다”면서 “연습하고 나면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회복하기 전 다시 연습하니까 더욱 힘들었다. 그래도 동료들 덕에 잘 극복했다. 정말 멋진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한화에는 롤랑을 포함해 6명의 치어리더가 있다. 이들의 리더인 김연정은 “춤이 익숙지 않아서 많이 힘들 텐데도 잘해내고 있다. 롤랑은 책임감이 강한 친구”라며 “프랑스인이라고 해서 전혀 불편한 것 없다.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해 된장찌개나 삼겹살을 함께 먹는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면 ‘언니’라고 부른다. 후배들은 ‘도리스 언니’라고 호칭한다”고 말했다.
 

한화의 홈 개막전을 통해 치어리더로 '데뷔'한 도리스 롤랑. [한화 이글스]

롤랑은 그저 한국이 좋아 한국에서 살겠다고 결심한 경우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치어리더가 됐다. 패션을 전공한 24세 프랑스 여인의 인생 항로는 한국의 프로야구를 만나 급격히 변하고 있다. 롤랑은 “교환학생으로 오기 전에도 서너 차례 한국에 방문했다. 아주 매운 것 말고는 한국 음식을 다 잘 먹는다”며 “K-POP 팬인데 발라드를 특히 좋아한다. 한국 친구들과 노래방 가는 것도 즐긴다. 감성적인 한국 영화도 좋아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자주 갔다”고 말했다. 프랑스 사람은 야구를 잘 모를 것 같아서 질문을 계속했다.
 
야구가 생소했을 텐데.
“그렇다. 학창 시절 나는 서핑을 즐겼다.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다. 파리 생제르맹은 아주 열정적이며 훌륭한 팬들을 갖고 있다.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패션과 관련된 일을 여전히 관심이 있나.
“할머니와 어머니도 패션 관련 일을 하셨다. 그래서 나도 패션에 대한 꿈이 있다. 그런데 뜻밖에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어떤 일을 하면서 다른 일도 하는 걸 낯설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과 취미는 병행할 수 있고, 서로 바뀔 수도 있다. 지금은 치어리더가 직업이고, 패션은 취미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 같나.
“지금은 이글스의 치어리더로서 열심히 팀을 서포트하고 있다. 프랑스 여성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습, 또 치어리더로 일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이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고 좋은 영향을 끼친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도 많은 변화를 겪어서) 몇 년 후 내가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건 말할 수 있다.”
 
대전=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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