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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방황이필요할때먼저오는버스를집어타고맨뒷자리창가에앉는다지나가는빠른나뭇가지는하늘을모은다일상을버스뒤로보내고본래의고독이숨을내쉬며하늘에깔린다유일한방황이필요하다면기차를탄다세명이앉을만한초록색의자에철퍼덕주저앉으면긴과거뒤로보내고여행이다시시작된다가능한문하고가까운자리에앉아틈만나면후미진문을활짝열고머리카락휘날리며긴곡선의길을간다기차밖의나무꽃풀굴뚝과가장가까이서수다를건넨다일일히악수하는작은수고를건넨다기차가긴신음소리내면머리카락은더욱휘날리고나는더문밖으로뾰족히나와나무꽃풀굴뚝에게말을건다유일한방황이그대로자연에박힌다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n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5-04-23 12:58:36아기는내가웃어도웃지않는다 내가겸연쩍어더환하게눈물나리만치웃어도 더물끄러미쳐다본다 나는내가웃어주면웃어주는사람만만나온것이다 아니적어도웃어주는시늉이라도하는사람을만나왔다 아기는뚱하니있다가 자기는자야겠다고한번엎치락뒤칙닥대더니 콜콜잔다 이얼마나정직한관계인가 아기는아직도웃어주지않는다 내가진심을가지고웃겨주어야측은지심에서웃는다 정말웃겨서까르륵웃는다 자기를사랑해야웃는다.나도사랑해요하며웃는다 나도잘못웃는다 아무한테나못웃는다 희노애락은가만히있다가튀어나오는것이다 그것은준비가없다 갑자기 정말웃기면나도모르는웃음이 검은콩볶다가후라이팬한중간에 한두개깜짝튀어나오듯…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5-12-21 11:16:45멀어가는내아들 고마고마한키가멀어져간다 운동장너머로들어간다 사선으로넘어져도난잡을수가없다 멀어가도내아들의숨결은 그대로내숨소리와같다 토실토실한뺨에뽀뽀를하면단내가확풍겨온다 내몸에그대로찍힌다 멀어져가면갈수록네가느껴진다 이불자락터지듯솜방망이처럼하얀살결멀어간다 멀어가는걸음걸이가뒤뚱하다 안보이는내아들. *초등학교운동장은지금작게보이지만아들이초등학교다닐때는참으로넓어보인다.넓은운동장에작은아이는더작게보이고멀리갈수록뒤뚱뒤뚱잡을수없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6-03-14 12:05:27어린 날매서운 겨울 골목길에는꼬마들이 다방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저녁 푸른 종소리가 날 때 까지 했다언 손이 빨개도 추운 줄 몰랐던 때였다집 앞에 내 키에 두배 반 높이 되는 낭떠러지가 있었는데 난 하염없이 거기서 놀기를 좋아 했다뛰어내리고 다시 돌아서 올라가고뛰어 내리고 또 뛰어 내리고..그 땐 내가 무척 가벼운 몸이라쿵하는 소리도 안들렸다김장하는 날푹 절인 김치에 바로 버무린 무채가아삭하게 올라가면 떨어질 새라입을 쫙 벌려 하나도 흘리지 않고먹었던 날이 있었다입안이 슬슬 쓰리며 매운맛이 돌아도다시 입을 벌려엄마의 손 맛을…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5-01-25 02:00:15뜨거운 아궁이에펄펄 끓는아랫목, 철퍼덕 누워기나긴 겨울 밤을 얘기 하고 싶다어렸을 적아랫목은 까맣게숯검둥이가 되었고씻지도 않은 발이이불 속으로 들어가곤 했었다이불 안에서 실컷 누워 있던밥그릇의 뚜껑이 열리면양말에 밥풀이 묻어 얼른 뜯어 먹고밥은 윗목으로 보내고 발이 호강에겨워 했을 때.겨울은 그렇게 흘러 가곤 했다반쯤 얼다시피한 노란 귤을 까먹으며따닥 따닥 이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겨울은 그 사이로빠져 나가곤 했었다속이 노오랗게 익어 김이 솟는군고구마 옆으로도 겨울은 그렇게가고 있었다숯검뎅이 군고구마 아저씨는말할때 마다 김이 내리고…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4-12-22 04:05:47이 조용한아득함 흐르는햇빛과 흐르는고독이입을맞춘다 음악도없이 춤도없이 도전하는두근거림도없이 무채색오후가 가물가물 머나먼희망을잡아당긴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6-02-09 12:06:04어머니생각나면,억장이무너진다켜켜이쌓아놓았던사랑한꺼번에물바다가된다한여름뜨거운햇살아래층층이쌓여있는빨간벽돌,한중간에하나를뺏더니억장이무너진다가슴에고이묻어져있는말없는사랑어디가지못하고움직이지못하고행여건드려질까조용히걷는사랑항상조바심했었다누구가건드릴까바그러나오늘또한번눈물에어머니를내려놓는다그리고다시벽돌을쌓는다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n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5-05-11 12:24:58그녀의자주빛꽃무늬쉐타는 그녀의너털한웃음과닮았다 밖에는저녁바람이 춥게서있는나무와함께있다 그녀가웃을때 시퍼런칼날이나를벤다 밖에서불던바람도 나를베고달아난다 순두부를먹고난 접시위에그녀의웃음이 또르르르 구슬되어굴러간다 웃지못하는병에걸린 나를파도처럼덥치며 달아나는 위험수위가 물잔위에찰랑하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6-03-24 15:55:57약속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바람따라 물따라 흘렀으면 좋겠다 너와 나 약속이 필요 없는 사이였음 좋겠다 하늘에 운명을 맡기어 너를 생각 안 하여도 알아서 만나고 잘 이별하게 만들겠다. 약속 없이 살고 싶다 너와나 해방 되어 살고 싶은 이유다. 지나가는 것을 가볍게 여겨 손가락에 걸리는 그물 없이 모래알도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되고 싶은 이유다. 혹여 약속이 필요 하다면 너의 자리를 맡아 놓고…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7-02-27 11:55:54아프다는것은 밑바닥이어떻게생겼냐는것이다 미처잊고살았던 내생명의원천 몸의흐름과마음의흐름이막히고서야 가장중요한밑바닥을본다 아프다는외침은 생명, 흐르는사랑,재미,유모,관계가덧없이텨져내렸을 때이다 저진흙탕과함께흘러내리는뚝막을 뚫고흐르는냇물같은덧없음, 아프다는것은참나쁜것이아니다 옳지않은것도아니다 아프다는것은물론좋은것도아니다 어찌할수없는것이다 받아마셔라 아픔을알알이세고 그수만큼일어나춤을추어라 아픔에게도위로를해주어야한다 윤문영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온라인중앙일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전체게시물 2015-11-02 12:5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