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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2년 연속 미쉐린 선정 설렁탕 맛집 비결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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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7-11-06 10:12 조회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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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전문가 추천으로 식당을 추리고 독자 투표를 거쳐 1·2위 집을 소개했던 '맛대맛 라이벌'. 2014년 2월 5일 시작해 1년 동안 77곳의 식당을 소개했다. 1위집은 ‘오랜 역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집이 지금도 여전할까, 값은 그대로일까. 맛대맛 라이벌에 소개했던 맛집을 돌아보는 ‘맛대맛 다시보기’ 28회는 설렁탕(2014년 2월 5일 게재)이다.  

1904년 이문옥으로 시작해 100년 넘어
손질 어려운 혀밑·소 비장 항상 준비해
조미료는 넣지 않는 어머니 방식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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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설농탕의 설렁탕엔 다른 곳에 흔히 없는 혀밑이나 만하도 맛 볼 수 있다. 김경록 기자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집권 당시 혼·분식 장려 정책을 펼쳤잖아요. 그 땐 참 장사하기 어려웠어요. 매주 수요일, 토요일엔 오후 5시까지 모든 식당에서 밀가루 음식만 팔아야 했거든요. 우리는 밥집이고, 게다가 점심에 손님이 더 많은데. 그래도 별 수 있나. 국물에 면만 담아 줬더니 손님이 거의 떨어졌어요. 참, 종로는 예부터 서울의 중심이잖아요. 데모같은 걸 다 종로통에서 했죠. 데모 한번 하면 최루탄 냄새 때문에 손님 발길이 끊어졌다니까요."
전성근(66) 이문설농탕 사장이 무심코 하는 얘기에선 이 식당, 그리고 서울의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진 않지만 이문설농탕의 시작은 20세기 초로 올라간다. 전 사장은 "1904년 이문옥이란 이름으로 설렁탕을 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것을 1960년 전 사장의 어머니인 고(故) 유원석씨가 인수해 이문설농탕으로 이름을 바꿨다. 전 사장은 80년에 가게를 물려 받았다. 이문이라는 이름은 마을을 드나드는 작은 문이자 초소역할을 했던 이문(里門)에서 딴 것이다. 식당이 이문 근처에 있었던 거다.
이문설농탕이 소개된 1940년대 신문 기사. 김경록 기자

이문설농탕이 소개된 1940년대 신문 기사. 김경록 기자

정명훈 모친과 냉면집 하다 인수 
함경도 해주 출신인 전 사장의 어머니는 1948년 서울에 정착해다. 하지만 2년 뒤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가족 모두 부산으로 피란을 갔다. 그 피란길에서 이화여전 동기인 고(故) 이원숙 여사를 만났다. 이 여사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첼리스트 정명화씨의 어머니다. 피란 가서 먹고 살 거리를 찾던 유씨는 친구인 이 여사와 의기투합해 남포동에 고려정이라는 냉면집을 차렸다. 3~4년 정도 냉면 장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로 돌아와 이문옥을 인수했다.
전엔 냉면장사를 했는데 왜 설렁탕을 선택한 걸까. 전 사장은 "솔직히 어머니가 자세히 말씀해 주시진 않았다"며 "아마 서울 토박이 음식에다가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온 국민이 먹는 대중적인 음식이라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100년 넘게 이어온 유서 깊은 이문설농탕 외관. 김경록 기자

100년 넘게 이어온 유서 깊은 이문설농탕 외관. 김경록 기자

손기정·김두한도 생전에 자주 찾아
워낙 오래된 곳인만큼 단골도 많다. 30년 정도의 단골은 단골이라고 자신있게 말도 못 꺼낼 정도다. 전 사장은 인터뷰 중에도 가게로 들어서는 노신사들과 연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토록 오랜 세월 손님이 찾아오는 비결은 뭘까. 역시 맛이다. 오랜 세월에도 변치 않는 맛 말이다. 이를 위해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는다. 전 사장은 "조미료가 안 들어가서 맛 없다는 사람도 많다"며 "하지만 어머니가 가게 인수할때부터 조미료를 안쓰셨고 이 맛이 익숙한 사람들은 좋아하니 그대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고기도 빼놓을 수 없다. 손질이 어려워 다른 설렁탕집에선 흔히 볼 수없는 혀밑(혀 아랫부분)과 만하(소 비장)도 여전히 넣는다. 만하는 단골손님이 특히 좋아하는 부위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도 살아 생전 만하를 먹으러 자주 찾았다고 한다. 전 사장이 인수 하기 전엔 김두한씨도 단골이었다. 요즘은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에도 알려져 외국 손님도 많다.전 사장은 "일본·중국 관광 책자에 소개돼 많이들 온다"며 "설렁탕 한 그릇 먹으러 여기까지 일부러 찾는 손님을 보면 고맙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미쉐린 빕 구르망 선정 
이문설농탕 내부.

이문설농탕 내부.

맛대맛 라이벌에 소개된 지 3년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에 달라진 게 없는지 묻자 전 사장은 "별로 없다"고 답했다. 다만 식재료 값이 올라 설농탕 가격이 2000원 오른 9000원으로 올랐다. 인테리어나 다른 건 바뀐 게 없다. 대신 좋은 소식은 있었다. 지난 1일 발표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의 빕 구르망에 선정된 것이다.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됐다. 소감을 묻자 전 사장은 쑥스러운듯 웃으며 답했다.
"늘 감사하죠. 안그래도 이번 주엔 신문 보고 왔다며 처음 오신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뭐 특별한 각오란 게 있나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정성껏 만들어 대접해야죠."     
     
·대표메뉴: 설농탕 9000원, 특설농탕 1만2000원, 혀밑(2인분·3만원), 만하(2인분·1만5000원) ·개점일:1904년(1960년 전성근 사장 어머니가 인수) ·주소: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38-13(종로구 견지동 88) ·좌석수: 150석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9시(일요일은 오후 8시까지, 명절 휴무) ·주차: 불가(주변 유료주차장 이용)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2년 연속 미쉐린 선정 설렁탕 맛집 비결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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