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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 [더,오래] '후루룩' 소리 내서 커피 마시면 무식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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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7-12-01 12:54 조회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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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커피란 무엇일까요? 커피를 재배하는 농장부터 커피를 제조하는 바리스타까지 모든 요소가 갖춰져야 한 잔의 완벽한 커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커피의 기본을 알고 마실 때 더욱 맛있게 즐길 수가 있지요. 커피에 대한 즐거운 이야기와 한 잔의 완벽한 커피를 행복하게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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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습관처럼 커피를 마신다. [사진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이병엽의 커피이야기(2)
공기와 함께 흡입해야 커피 향이 입 안에 채워져
테이스팅, 향맡기→흡입하기→맛찾기→묘사하기

우리는 습관처럼 커피를 마십니다. 지인과의 만남에서, 식사를 마친 후에, 또는 집중할 일이 생겼을 때 커피는 빠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실 때 우리는 단순히 “이 커피 맛있네” “이 집 커피 잘 타네” “커피 맛이 너무 쓰다” 등의 짧은 표현으로 커피의 풍미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죠.
 
사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자주 접하는 음식과 음료에 전문가적인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삭하고 감칠맛 나는 김치, 비리지 않고 담백한 생선구이, 윤기가 흐르고 고소한 밥 등의 표현은 너무나 풍족한 우리의 언어생활을 상징합니다. 이들 표현은 우리의 언어와 다양한 삶 속에서 경험하는 기억의 종합적인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의 감각 중 커피를 마실 때 주로 느끼는 것은 후각과 미각입니다. 이 중 후각은 약 2000가지 이상의 세밀한 향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하죠. 그리고 다양한 기억 능력을 통해 이 향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미각은 혀의 위치에 따라 느낄 수 있는 맛들의 표현입니다. 혀의 앞쪽에서는 단맛, 양옆에서는 신맛, 그리고 혀의 뒤쪽에서는 쓴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어 매우 광범위한 맛을 형성합니다.  
 
 
인간의 감각 중 커피를 마실 때 주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은 후각과 미각이다. 커피전문점 폴바셋 창림자 폴 바셋. [중앙포토]

인간의 감각 중 커피를 마실 때 주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은 후각과 미각이다. 커피전문점 폴바셋 창림자 폴 바셋. [중앙포토]

 
커피 한 잔에도 다양한 향과 맛의 요소들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재배된 커피에서는 지긋한 흙내음이 납니다. 이 흙내음을 ‘어시(Earthy )하다’고 표현하는데요. 마치 어릴 적 학교 운동장에서 느꼈던, 비가 오기 직전의 냄새와 흡사한 향을 경험할 수 있죠. 또한 아프리카의 케냐산 커피를 마실 때는 특유의 블루베리 또는 딸기와 같은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테이스팅 방법을 통해 커피 본연의 풍미를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들로 우리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볼까요?
 
 

 

 
1. 향(Aroma) 맡기(Smell)

 
 
아로마는 커피에서 느껴지는 향을 의미합니다. 아로마는 기체와 증기 상태로 방출돼 우리의 후각으로 느낄 수 있죠.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의 향미표를 살펴보면 꽃, 과일, 향신료, 채소, 나무 등의 다양한 표현들이 안내돼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기 전 꼭 커피의 향을 맡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단순히 커피 향이 너무 좋다는 표현보다 여러분의 후각이 남긴 기억으로 ‘이 커피에서는 꽃향기가 난다’ ‘구운 설탕 냄새가 난다’ ‘허브와 같은 냄새가 난다’ 등의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이때 커피의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한 손으로 가둬두고 맡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 후루룩 소리내어 흡입하기(Slurping)

 
 
 
커피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크게 소리내어 마셔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커피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크게 소리내어 마셔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리는 보통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입 안에서의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실 때는 상황이 다릅니다. 커피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크게 소리 내어 마셔야 한다는 것이죠. 바로 ‘슬러핑(Slurping, 후르륵 소리내어 마시기)’ 입니다. 
 
뜨거운 국물을 마시듯 커피도 ‘후루룩’ 마시거나, ‘스읍’하는 소리와 함께 흡입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공기와 함께 커피를 흡입해야 커피의 향이 입 안에 가득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커피감별사가 커피의 품질을 평가할 때 이 방법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너무 심하게 커피를 흡입하면 사레들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3. 맛의 위치 찾기(Identify)

 
 
이 방법은 커피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흡입한 커피를 입 안 여기저기로 보내면 커피가 가진 전체적인 풍미를 확인할 수 있죠. 우선 커피를 혀의 양옆으로 보냅니다. 여러분이 마시는 커피의 종류에 따라 짜릿한 신맛을 느낄 수 있는데요. 커피의 산미는 재배지역, 로스팅 강도, 생두의 가공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로스팅을 약하게 하거나, 생두를 물로 세척하는 ‘수세식 가공(Washed process)’을 거쳤을 때 산미가 뚜렷해집니다.  
 
 
커피의 산미는 재배지역, 로스팅 강도, 생두의 가공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중앙포토]

커피의 산미는 재배지역, 로스팅 강도, 생두의 가공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중앙포토]

 
산미를 느끼셨다면 이제 ‘바디(Body)’를 느낄 차례입니다. 커피나 와인을 테이스팅할 때 사용하는 바디라는 용어는 입 안의 촉각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을 의미합니다. 좋은 예로 물을 마실 때와 우유를 마실 때의 차이점을 들 수 있습니다. 물을 마실 때 입 안이 깔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이 경우 ‘바디가 가볍다’ 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우유를 마실 때 약간 묵직하며 입 안이 꽉 차는 느낌을 받는데요. 이럴 경우 ‘바디가 무겁다’ 고 표현하죠.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배 지역에 따라, 가공 방식에 따라 커피의 바디가 달라지며, 우리는 입 안에서 이러한 느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로 인도네시아산 커피는 바디가 무거운 편이며,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커피는 일반적으로 바디가 가벼운 경우가 많습니다.  
 
 

 

 
4. 맛 묘사하기(Describe)

 
 
우리의 커피 생활을 풍요롭게 할 마지막 단계입니다. 바로 우리의 경험과 기억을 되살려 커피를 표현해 보는 것이죠. 커피를 마시기 전에 맡았던 향, 그리고 후루룩 소리와 함께 입 안 가득 퍼지는 아로마와 혀의 위치마다 변하는 맛들을 종합해, 여러분이 마시고 있는 커피를 한 마디로 표현해 보세요.
 
아몬드, 땅콩, 레몬, 사과, 자스민 등 구체적인 예를 들어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좋은 표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가 잘못 추출됐거나 신선하지 못한 원두를 사용했을 경우 고무, 재, 풋내 등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향들로 묘사될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강정현기자

에스프레소. 강정현기자

 
지금 제 책상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프리카 케냐산 커피 한 잔이 있는데요. 한 번 표현해 보겠습니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는 자스민 향이 가득했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니 입 안 전체에 딸기와 같은 풍미가 느껴집니다.”  
 
만약 여러분이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다면 먼저 향을 맡고, 후루룩 마신 후 커피의 맛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커피를 여러분의 기억으로 묘사해 보기 바랍니다. 이러한 작은 행동이 여러분의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에스프레소(Espresso) 교육을 진행했을 때 한 교육생의 잊을 수 없는 표현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커피는 마치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걷고 있는 느낌이다.” 커피, 어렵지 않습니다.  
 
이병엽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커피리더십파트장 skby@istarbucks.co.kr

[출처: 중앙일보] [더,오래] '후루룩' 소리 내서 커피 마시면 무식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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