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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 홍콩 빌딩 숲에서 미래 자동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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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2-26 14:51 조회4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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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이익-. 수십층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홍콩 도심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 왔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포뮬러E 전기차가 지나가는 소리다. 자동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엔진도 없는 이 차는 사람과 차가 가득찬 도심 도로를 시속 200km 넘는 속력으로 질주했다. 미래 세계를 그린 SF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12월 1~3일 차세대 포뮬러 레이싱 ‘2017 FIA 포뮬러E 챔피언십 ’(이하 포뮬러E) 홍콩 대회 현장을 찾아가 미래의 도시 모습을 엿봤다. 홍콩=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전기차레이스 ‘포뮬러E’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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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일 오후 홍콩 빅토리아 하버 앞 센트럴 하버 프론트에 도착했다. 2016년에 이어 2017년 홍콩 포뮬러E 대회가 열리는 스트리트 서킷이 마련된 장소다. 본 경기는 다음날인 12월 2일 열리지만 전날 서킷이 미리 개방된다는 소식에 사전답사 겸 찾았다. 한국에서 한파에 떨다 간 홍콩의 겨울은 한국 가을 날씨처럼 얇은 셔츠 차림이 딱 적당할만큼 따뜻하고 볕이 좋았다. 그날 미디어를 위한 피트(자동차 정비 기지) 공개 이벤트에서는 레이서들이 반팔 차림으로 등장했다.  
서킷은 홍콩 시청 청사와 IFC빌딩, 대관람차, 스타페리 선착장 등 홍콩의 랜드마크라 불릴만한 건물·시설들을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홍콩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늘 지나다니는 렁 우 로드(Lung Wo road), 만위 스트리트(Man Yiu street) 등 도로를 막아 1.86km의 포뮬러E용 서킷을 만들었다. 짧은 도로들을 연결해 만든 꼬불꼬불한 서킷 모양새를 보고 있자면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 레일이 생각난다. 550m 길이 직선 구간은 딱 한 곳, 차 방향을 180도로 바꿔야 하는 급회전 구간을 비롯해 회전해야 하는 구간만 10곳이다. 경기에서는 이 서킷을 총 43바퀴나 돈다. 80km를 달려야 한 라운드 경기가 끝나는 셈이다.  
       


 

 
도심에서 열리는 유일한 자동차 경주

 
DS 버진 팀의 포뮬러E 차량. [사진 FIA]

DS 버진 팀의 포뮬러E 차량. [사진 FIA]

평소 자동차 경주 문외한이었다 하더라도 F1이란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터.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개최하는 운전석 하나에 바퀴가 겉으로 드러난 오픈 휠 방식의 자동차로 경주를 펼치는 대회로, 정식 명칭은 FIA 포뮬러1 월드 챔피언십이다. F1은 1950년 시작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자동차 경주지만 경주할 때 만들어내는 소음과 배기가스가 문제가 돼 늘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FIA는 친환경적인 자동차 경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내연기관 없이 순수하게 전기로만 구동되는 전기차로 경주를 만들었고, 그게 바로 포뮬러E다.  
엔진이 만들어내는 굉음과 배기가스가 없으니 '장소의 제한'이라는 F1이 기존에 가졌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FIA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경기를 접할 수 있는 도심 거리에 서킷을 만들어 포뮬러E 레이스를 시작했다. 2014년 9월 베이징을 시작으로 뉴욕·로마·파리 등 아름답기로 유명한 세계의 도시를 돌며 1년에 10~14회에 걸친 라운드를 개최한다. 각 라운드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에게 점수가 부과되고 모든 라운드가 끝난 후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가 최종 우승자가 된다.  
이번 2017/2018시즌은 올해 12월 2일 시작해 2018년 7월 말까지 11개 도시에서 총 14번의 경기가 열린다. 그 시작인 1·2라운드가 열린 게 바로 홍콩이다. 보통 한 도시에서 한 번의 라운드가 열리지만 이번 시즌엔 홍콩과 뉴욕(7월), 몬트리올(7월)에서 더블헤더 방식으로 두 라운드씩 열릴 예정이다.  
 

 

 
친환경적인 미래형 이동수단

 
12월 2일 오후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다. 대관람차와 IFC빌딩 사이에 있는 직선 코스 서킷 관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건너편 IFC 빌딩 창문과 시내와 스타페리 선착장을 연결하는 육교에는 경기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새까맣게 모여들었다.  
오후 3시가 되자 이번 시즌에 참가한 10개팀 20명(팀당 2명씩)의 선수가 자신의 전기차와 함께 스트리트 서킷을 질주하며 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관람석 바로 앞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내가 볼 수 있는 서킷 이외 구간의 경기를 함께 볼 수 있었다.
드디어 첫 번째 그룹이 쉬이이익 소리를 내며 관람석 앞을 지나갔다. F1 경기장에선 차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너무 커 귀마개를 하지 않으면 귀가 아플 정도라는데 포뮬라E 전기차의 소리는 바람을 가르는 듯한 소리가 전부다. 한편에선 소리가 없어 자동차 경주에서 느낄 수 있는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낄 수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속도감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오히려 SF영화에서 봤던 미래 자동차의 소리와 비슷하다 보니 미래의 이동수단을 눈으로 목격한 기분이 들었다.  
포뮬러E와 F1의 가장 큰 차이는 엔진 유무에 있다. 연료와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F1은 연료를 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엔진이 필요하지만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포뮬러E 차량에는 엔진이 필요 없다. 이 덕에 연료를 연소할 때 만들어지는 굉음과 배출 가스가 나오지 않는다. 연료를 쓰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배출 가스마저 나오지 않으니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전기차가 단연 승자다.  
친환경적이라 해서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3초, 최고 속도는 시속 220km까지 난다. 350km 이상으로 속도를 내는 F1 레이싱카에 비하면 느린 편이지만 이는 안전을 위해 최고 속도를 제한한 대회 규정 때문이다. 실제 포뮬러E의 무인자동차 경주인 ‘로보레이스’에 출전하는 전기차의 경우엔 300km를 거뜬히 넘는 차도 있다.
선수가 피트에서 차를 갈아타고 있다. 차 배터리가 경기 절반 밖에 버텨주지 못해서다 [사진 데이비드 맥코웬]

선수가 피트에서 차를 갈아타고 있다. 차 배터리가 경기 절반 밖에 버텨주지 못해서다 [사진 데이비드 맥코웬]

다른 자동차 레이스와 다르게 포뮬러E는 똑같은 차 두 대를 준비해 놓고 중간에 갈아탄다. 현재 기술로는 배터리 하나로 80km를 완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트에서 스태프들이 달려들어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F1에 비해 박진감은 덜하지만 선수가 날렵하게 몸을 빼내 다른 차로 갈아타는 모습을 보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지난 시즌 종합 4위를 차지했던 DS 버진팀의 영국 출신 레이서 샘 버드는 차를 갈아타기 위해 피트에 들어 갔다가 충돌 사고를 일으켜 8초의 패널티를 받았지만 극적으로 1위를 차지해 관람객의 환호를 받았다.
 

 

 
모두 함께 즐기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홍콩은 포뮬러E를 단순한 모터스포츠 경기를 넘어 도심에서 벌어지는 축제로 만들었다. 경기를 볼 수 있는 서킷 이외에도 르노·BMW은 최신 전기차를 선보였고 곳곳에 레이싱 가상 체험이나 게임 대회, 라이브 공연이 열려 행사장을 찾은 3만 여명의 관람객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경기 관람료는 좌석에 따라 2380~4780홍콩달러(33만~67만원)였지만 밖의 먹거리와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E빌리지는 누구나 무료로 들어와 즐길 수 있게 했다. 쇼핑 특구로만 각인되어 있었던 홍콩의 이미지가 스포츠를 기반으로한 엔터테인먼트 공간로 바꾼 행사였다.
도심에서 진행한 행사이다보니 행사장을 굳이 찾지 않고도 경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실제 경기장이 가장 잘 보이는 IFC빌딩 2·3층 애플 매장 창문에는 취재진과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 어린 자녀에게 경주를 보여주려는 부모가 몰려 들었고 어린아이들은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홍콩 시청 앞 E빌리지에서 포뮬러E를 즐기는 사람들. [사진 윤경희 기자]

홍콩 시청 앞 E빌리지에서 포뮬러E를 즐기는 사람들. [사진 윤경희 기자]

포뮬러E는 개최 도시를 홍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이벤트란 평을 받는다. 미래지향적이면서 친환경적이란 명분까지 완벽하게 갖춘 스포츠이면서 경기가 열리는 2~3일간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기 때문이다. 20여 대의 번쩍이는 레이싱카가 도시 속을 달리는 모습만으로도 그 도시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얻을 수 있다. 또 이미 참가하고 있는 재규어,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르노 외에도 BMW와 포르쉐가 곧 합류할 예정으로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가 참가하는 대회에 대한 관심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홍콩이 포뮬러E를 유치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홍콩 특구 20주년이 되는 올해를 기념하기 위해 벌인 여러 이벤트 중 가장 집중한 것이 바로 포뮬러E다. 행사 첫날 열린 개막식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폴 찬 재무장관, 피터 람 홍콩관광청 회장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것만 봐도 이 행사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홍콩 포뮬러E 운영을 맡은 앤디 양 PR매니저는 "포뮬러E는 홍콩 특구 20주년을 맞아 가족 스포츠겸 엔터테인먼트로 제안한 새로운 시도였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모든 시민들이 포뮬러E를 하나의 축제처럼 여기고 즐겼다"고 말했다.  
한국도 제주에서 포뮬러E를 개최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공들였던 2014년 F1의 실패로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거리를 막았을 때 발생할 민원이나 비싼 대회 유치권료 등을 감당하기 버거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2일 1라운드 우승자인 드라이버 샘 버드는 피트 공개 이벤트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는 45분, 일반 연료차를 충전하는데는 20초가 걸린다. 번거롭긴 하지만 이게 앞으로 가야할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차세대 이동수단인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만큼 언젠가 한국 도심을 달리는 전기차의 모습을 볼 날을 기대해본다.

[출처: 중앙일보] [江南人流]홍콩 빌딩 숲에서 미래 자동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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