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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간다흘러가는 모양을 본다네모가 흘러 가고동그라미가비눗 방울 처럼 돌며 흘러 간다어렸을 적 또랑에 물을 고여 놓고빠져 나가지 못하게 흙으로막는 놀이를 했었다흙으로 마구 흐르는 물을 덮었다.비가 오는 날엔 이 놀이가 더 재미 있었다위에서 비가 후두둑 떨어지면차곡 쌓았던 흙물이봇물 터지듯와르르 무너져흐른다점점 신이 나서흙으로 물줄기를 막고터지는 것에손가락 하나 넣어가는 새 구멍을 만든다.그 구멍 사이로숨을 쉬며 흐르는 물 줄기시간이 이처럼손가락 사이로흘러가는 것을 본다아암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 없지흐르는 물을 담아 둘 수 없…
마음은 항상 줄 지어 있습니다.기다 리는 마음이 줄 서 하품울 하고흥분 된 마음이 앞 다퉈빠른 속도로 톡톡 튀어나와메뚜기 잡듯 그 마음을 잡아 가둡니다.비오는 날,마음은 모두 깊이 잠들고넓은 창에 매달려 있는 방울처럼맺혀 있는 상태로 고대로 잠들고 싶숩니다.마음에 세들어 살고 사는때로는 불청객인또 다른 나는 비오는 날 말끔히 씻겨져뮬방울 되어 대롱이 창가에 머뭅니다.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목련꽃화창하고 길거리주저리주저리꽃잋들피어난다 한꺼번에바뀐자리 목련꽃피다지고지다피고 겨울과봄사이에앓이가있다 앓이를건너야한다 그앓이를 너와나만남사이에사랑과이별이오가듯 겨울과봄사이에앓이라는강이있다 몸이욱신거리고 새로태어나려는만물이서로앞다투어 피적대며몸을부비고있다 몸사이에피어나려는앓이가있다 윤문영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여기에 봄비가 온다봄비는 살며시 내리지봉우리 맺는 꽃나무 다칠 까 바조용히 적시지그러면겨우내 눈발 날리던앙상한 나뭇가지헌껏 입을 벌리고 비를 받아 마시지자기도 봄이 되겠다고물방을이 제 몸에 닿는것을 허락하지너를 순하게 받아 들여헌 몸을 이루겠다 고 속삭이지꽃비를 마셔 자기들만의꽃을 튀우지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꺼멓게 그을러진 방구들연탄 불 떼던 그 시절의 방구들생각이 난다시커멓게 태워진 장판위에는 어머니가학교 갔다 돌아 오면 먹으라고밥 그릇과 국 그릇이조용히 방구들을 지키고 있었다학교가 끝나면 삼삼오오 아이들이호호추위를 불며씻지도 않은 발이노크도 없이 방바닥을 비벼대던 곳,우리들의 방구들이 살며시 고개를 든다겨울 밤.군밤이나 군고구마 까먹으면서엎드려 누워만화책을 침 발라 넘겨보았던연탄가스 중독이 성했던지난 날의 방구들.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여기는 방이다. 연탄 불 떼던 그 시절의 방구들이다. 시커멓게 태워진 장판위에는 어머니가 나 학교 갔다 돌아 오면 먹으라고 밥그릇과 국 그릇이 들려져 있었던 방구들이다. 학교가 끝나면 삼삼오오 아이들이 아이 추워 하면서 씻지도 않은 발이 노크도 없이 방바닥을 비벼대는 곳이다. 여기는 우리들의 방이다. 겨울 밤. 군밤이나 군고구마 까먹으면서 엎드려 누워 만화책을 침 발라 넘겨보았던 연탄가스 중독이 성했던 지난…
잊지 않으려고 감정을 푼다사랑하려고 마음을 연다잊여야 하는데 잊혀지지 않는고난이 험난한 늪을 지난다사랑하지 않아야 마음이 편한데사랑하는 힘이 깊은 터널에서신음을 한다사랑하고 잊혀 지지 않는바람이 강가 에서 몹시 불고 있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묻혀 놓는다흙으로 차곡차곡.흙더미 사이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뾰족한 가지 하나 볼록 거리지 않게묻혀 놓는다바람이 세차게 지나가고너의 흔적이 저먼치 나를 기웃 거리는데소심했고 방황 했던 날들얼마나 흙더미를 땅거미 헤치듯 발라 놓았는가이제는 없고 거리에 잔가지만 무성한데묻혀 버린다너에 대한 미련이 떠오를 때 마다따듯한 곳이라 생각하고묻혀져 보이지 않길 바라며.날은 차갑게 부풀어 보푸가기가 일고흙으로 덮힌 너의 모습바람 조차건드리지 못하게이제는 묻혀져 버리자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
달력에는무수한숫자가있다 그숫자중몇개의날짜 데롱이매달려있다 그날짜지나면새로운날짜. 불꽃이튀기고오래전지나간 숫자들이마구튀어나와 불꽃놀이를즐길것이다 떠나간숫자 다가올숫자 인생은숫자놀음이아니라 추억놀음이다 숫자를세지말고추억을세우는. 추억들이어깨를맞대고 다가올시간에 다가올축복의시간에 아름다움이춤을추도록하는. 아름다움은눈물사랑희생이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한여름.여름 중 가장 뜨거운 해가 기웃대는 한 여름.어머니는 밖에서 일하시다 마시고희미한 웃음으로 어린 막내 딸에게주먹을 내미셨다.푸르른 나무 위에는 매미가맴맴맴을 짖어대던한 여름 이었다.종일 밖에 나가셔서 일을 하시면밤 자정이 되어야 들어 오셨던 어머니.어린 내가 보고 싶다고 찾지도 않았는데여름 한 중간을 뚫고 오셨다.야윈 얼굴엔여름이 흘린 땟구정물이 살짝여물어 있었다.그래도 그 모습 아름다웠던 어머니.꽃무늬 원피스 입은 작은 막내 딸 앞에두툼한 손아귀를 꼭 쥐고이게 뭔지 알아 보라는 어머니.꼭 쥐어진 주먹을 하나부터 다섯까지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