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터널 질, 기차 남근" "고양이 죽일까"…봉준호 과거 인터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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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6-06 22:00 조회1,40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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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만지는 장면, 사전협의 없었다" 불씨 된 발언
지난달 9일 김혜자는 '마더'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영화에 원빈씨가 진구씨(진태역)한테 엄마하고도 잔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러고 그날 들어와서 자는데 갑자기 내 가슴을 만졌다"며 "(대본에) 가슴 만지는 게 아닌데 '무슨 까닭이 있겠지'하고 가만있었다. 그런데 끝나고 나서 봉 감독이 자기가 만지라고 그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에 대해 부연설명을 요청하자 봉 감독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보통 영화의 모든 것들이 감독에 의해서 컨트롤된다는 환상을 가지기 쉽지만 많은 일들이 현장에서 그냥 벌어진다"고 해명했다.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봉 감독의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김혜자는 지난 5일 영화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엔에이를 통해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 봉 감독과 사전에 상의했다"며 "오해가 생겨 봉 감독에게 미안하고 이 상황이 무섭다"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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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은 질, 기차는 남근"…왜곡된 성의식? 단순 비유?
봉 감독이 2011년 영화 매거진 '씨네21'과 한 인터뷰도 도마에 올랐다.
봉 감독은 "좁고 긴 이미지 공간을 무척 좋아한다"며 "그러니 '설국열차'를 찍을 생각을 하니 얼마나 흥분이 됐겠는가. 성적 흥분에 미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차 밖에서 보면 남자 성기고 안에서 보면 여자의 성기다"라며 "터널이 질이고 기차가 남근이 되는데 들어가 있으면 기차 안이 또 질이란 말이다. 기차 속을 관통해 질주하는, 그래서 너무 흥분이 된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실제 성욕을 느꼈다는 코멘트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마더'는 사실 섹스에 관련 영화다. 섹스를 하는 인간과 섹스를 못 하거나 안 하는 인간으로 구분된다"면서 "(영화 속) 김혜자도 섹스에 억압돼 있다가 섹스로 들어가는 구조"라며 "그런 세계와 가장 먼 것처럼 보였던 드라이한 엄마가 축축한 세계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왜곡된 성의식이 엿보인다"는 반면 "예술 영역인 영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비유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과거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발언이 시대가 변하고 페미니즘과 젠더 감수성 인식이 높아지면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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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죽일까, 힘없는 사람 팰까"…인권의식 도마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약자를 괴롭히고 싶다고 말한 2009년 6월 10일자 딴지일보와의 인터뷰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봉 감독은 "이제 마흔 된 건데 체력이 안 좋아졌다"며 "창피해서 어디 가서 얘기도 못 하고 촬영감독 (홍)경표 형이나 김혜자 선생님이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힘들다 아프다 이럴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예민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기술시사 직전 절정이었다"며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밖에 나가서 고양이를 죽일까, 죄 많고 힘없는 사람 없나, 죄책감 없이 패주게(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의 '고양이를 죽일까, 힘없는 사람을 팰까'와 같은 발언을 두고 누리꾼들은 "본인이 피곤하고 힘들어서 고양이를 죽이거나 사람을 패고 싶다고 말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며 "동물권·인권 의식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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