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노래 30년 윤종신 “남들이 안 간 길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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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4-01 22:00 조회93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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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50)에게 30대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다. 그는 “20대 때는 순진하게 뭣도 모르고 했는데 사랑받았다면, 30대는 성공 원인도 모르겠고 실패도 많이 한 시행착오의 기간”이라며 “데뷔 20주년이 최고의 위기였다”고 했다. 그는 1989년 연세대 국문과(원주캠퍼스) 재학시절 교내 가요제 금상을 거머줬고, 이듬해 015B 객원 보컬로 데뷔했다.
올해로 노래 인생 30주년을 맞은 그가 지금 인생의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 역설적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된 음악플랫폼 ‘월간 윤종신’은 스스로 위기라고 꼽은 2010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순수하게 음악에 집중해 월간잡지를 내듯 매달 신곡을 꾸준히 발표했고, 이를 묶어 매년 ‘행보’란 이름으로 한 장씩의 음반을 내놓았다.
장기 전략의 효과는 스스로 입증했다. 2017년 ‘좋니’가 발표 몇 달 뒤 역주행에 성공하며 그에게 데뷔 이래 음악방송 첫 1위를 안겼다. 답가 형식으로 민서와 함께 부른 ‘좋아’도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좋아’는 ‘월간 윤종신’을 통해 발표한 노래. ‘좋니’는 소속사 미스틱의 또다른 음악플랫폼 ‘리슨’을 통해 발표한 곡이다. 자신이 구축한 플랫폼으로 선순환을 이룬 셈이다.
이처럼 윤종신은 가수이자 작곡가일 뿐만 아니라 판을 펼치고 창작집단을 이끄는 리더이기도 하다. 그는 “남들이 돌아보지 않는 곳에 의외로 많은 정답이 있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대중에게 우기면 창작자지만, 대중이 좋아하는 걸 분석해서 만들면 업자죠. ‘월간 윤종신’도 회사 입장에선 당장 수익이 나진 않지만, 돈이야 내가 벌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였거든요. 저는 계속 창작자로 살고 싶어요.”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주인공을 맡은 ‘페르소나’는 이경미·임필성·전고운·김종관 등 감독 4명이 각자 만든 단편으로 구성돼 있다. 5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한다. 윤종신은 “처음부터 넷플릭스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고 했다. “막연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개봉 첫 주 관객 수로 흥행 여부가 결정되는 게 아니니까 콘텐트 유통기한이 무제한으로 늘어나잖아요.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는 3~4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 추천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죠. 이번 달에 ‘페르소나’를 많은 분이 보는 것도 좋지만, 몇 년 뒤에도 여전히 이야기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장편이 2시간 동안 즐기는 소설 같다면, 단편은 시처럼 짧아도 여운은 훨씬 길잖아요.”
그는 창작을 위해서라면 도움을 청하는 것도 마다치 않는다. 2017년 SM엔터테인먼트가 미스틱 지분 28%를 인수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제가 이수만 회장님 찾아가서 직접 도와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전략적 제휴 관계니 회사 운영에 관여하진 않지만 ‘눈덩이 프로젝트’ 등 여러 실험을 함께 할 정도로 호흡이 잘 맞더라고요. 올해 30주년을 맞은 의류브랜드 빈폴과 서른살이 된 장범준·태연·어반자카파 등과 협업한 ‘이제 서른’ 프로젝트처럼 생각이 맞고, 새로운 생각을 얹을 수 있다면 누구와도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가수도, 배우도 다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 시대”라고 했다. 미스틱에는 이미 작사가 김이나를 시작으로 영화감독 장항준, 드라마 작가 김은희, 웹툰 작가 기안84 등 다양한 직군의 창작자가 포진해 있다. 윤종신은 “연예기획사로서 매니지먼트도 중요하지만 심장이 될 순 없는 것 같다”며 “매니지먼트를 간 정도로 내려보내고 심장은 콘텐트로 바꾸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윤종신의 예순, 혹은 40주년은 어떤 모습일까. “특별한 계획이 없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란 게 그의 답변이다. “전 한 달 앞만 봐요. 1년, 2년을 봤으면 ‘월간 윤종신’도 힘들어서 못 했을 거예요. 그때 돼서 지난 5년, 10년 동안 한 일을 얘기할 수 있도록 잘 살아야죠. 정규 앨범 작업도 하고 있고, 단편영화 시나리오도 한 편 쓰고 있는데 다 돼야 나오는 거죠, 뭐.” 그는 또 다른 씨앗을 뿌리고 있었다. 어쩌면 나무를 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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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13년째 개근 … JTBC ‘슈퍼밴드’ 스타트
TV에서 윤종신은 가수보다 방송인, 예능인으로 훨씬 친숙하다. 2003년 MBC 시트콤 ‘논스톱4’에 처음 출연할 때만 해도 음악프로 아닌 예능프로는 그에게 외도처럼 보였다. 이제는 아니다. 2007년 시작한 MBC 예능 토크쇼 ‘라디오스타’는 햇수로 13년째 매회 개근하고 있다. 연말 방송연예대상 최우수상도 3차례 받았다.
윤종신은 “예능만 할 때는 예능을 하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3, 4년이 지나면서 엄청난 자극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예컨대 ‘라디오스타’는 장시간의 녹화 동안 매회 다른 게스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 그는 “얼마 전 출연한 이덕화 형님을 위한 노래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방송에서 자신의 역할을 그는 “중재하는 MC가 아니라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JTBC ‘방구석1열’이나 채널A ‘하트시그널’처럼 사견을 밝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것도 “생각이 가는 곳에 이야기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송 활동은 그에게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창구이기도 하다. 미스틱 소속의 에디킴·박재정·손태진·박상돈 등은 그가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슈퍼스타K’나 ‘팬텀싱어’에서 발굴해 영입한 가수들이다. 이처럼 일이 일을 부르는 것이 그의 작업 방식. 소속사 미스틱에서의 공식 직함은 프로듀서다.
윤종신은 오는 12일 처음 방송하는 JTBC ‘슈퍼밴드’에서도 심사위원을 맡았다. 유튜브 방송 ‘탈곡기’도 있다. 작곡가로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창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윤종신은 “예능만 할 때는 예능을 하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3, 4년이 지나면서 엄청난 자극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예컨대 ‘라디오스타’는 장시간의 녹화 동안 매회 다른 게스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 그는 “얼마 전 출연한 이덕화 형님을 위한 노래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방송에서 자신의 역할을 그는 “중재하는 MC가 아니라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JTBC ‘방구석1열’이나 채널A ‘하트시그널’처럼 사견을 밝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것도 “생각이 가는 곳에 이야기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송 활동은 그에게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창구이기도 하다. 미스틱 소속의 에디킴·박재정·손태진·박상돈 등은 그가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슈퍼스타K’나 ‘팬텀싱어’에서 발굴해 영입한 가수들이다. 이처럼 일이 일을 부르는 것이 그의 작업 방식. 소속사 미스틱에서의 공식 직함은 프로듀서다.
윤종신은 오는 12일 처음 방송하는 JTBC ‘슈퍼밴드’에서도 심사위원을 맡았다. 유튜브 방송 ‘탈곡기’도 있다. 작곡가로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창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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