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걸그룹 블랙핑크 ‘거침없는 직진’…제2의 BTS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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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1-17 22:00 조회91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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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 음악평론가들이 입을 모아 한 말이다. 세븐틴·몬스타엑스·갓세븐 등 2~3년 전부터 월드투어에 나서며 해외 팬덤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 보이그룹이 늘어나고 있지만, 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음악 시장 특성상 걸그룹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란 의미에서다. 2019년을 맞이한 지 보름 남짓 지난 지금 그 말은 현실이 되고 있다.
블랙핑크는 올해 들어 기존 K팝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차례로 갈아치웠다.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7개월 만에 지난 13일 6억 뷰를 넘어서면서 K팝 최단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나흘 앞서 6억 뷰를 돌파한 방탄소년단의 ‘DNA’보다 9개월가량 빠른 기록이다. 2016년 6월 발표한 데뷔곡 ‘붐바야’(4.6억)와 2017년 6월 발표한 싱글 ‘마지막처럼’(4.8억)도 5억 뷰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블랙핑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17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방탄소년단 채널 ‘방탄TV’(1400만)와 나란히 1000만 명을 돌파해 다이아몬드 버튼을 받은 뒤로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방탄은 뮤직비디오 등 공식 콘텐트가 소속사 채널을 통해 공개돼 ‘아이빅히트’(2000만)의 구독자 수가 더 많은 반면 YG엔터테인먼트는 팀별 채널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어 소속사 채널 구독자 수는 430만 명 정도로 규모가 훨씬 작은 편이다.
채널 조회 수의 일등 공신은 뮤직비디오와 연습실에서 찍은 안무 영상이다.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공공장소에서 커버댄스를 선보이는 ‘K팝 인 퍼블릭 챌린지(Kpop in public challenge)’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해당 곡의 안무를 익히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챌린지’(방탄소년단)나 ‘베이비샤크 챌린지’(핑크퐁)처럼 특정 안무 커버가 유행하기도 하지만 전체 커버의 경우 걸그룹이 더 많은 편이다.
덕분에 ‘뚜두뚜두’ ‘마지막처럼’ ‘붐바야’ 등 안무 영상 조회 수 역시 1억 회를 넘어섰다. 커버댄스가 K팝 팬들 사이에서 중요한 놀이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팬들이 아예 댄스팀을 꾸려 활동하기도 한다. 베트남의 GUN 댄스팀이 올린 ‘뚜두뚜두’ 커버댄스 영상은 조회 수가 1700만 회에 달할 정도다.
빌보드는 이 같은 특성에 주목해 “K팝 ‘걸크러시’는 어떻게 전 세계 여성 팬을 사로잡았나”라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뚜두뚜두’ 뮤직비디오 속에서 리사가 과학자로 등장해 핑크색 칼과 망치를 들고 권력을 휘두르는 장면 등을 통해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 메시지를 녹여냈다는 것이다. 앨범 발매 당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뚜두뚜두’는 총소리도 되고, 맞서 싸워보자는 뜻의 주문도 된다”고 설명했다. 앨범명 ‘스퀘어 업(SQUARE UP)’ 역시 어깨를 펴고 곤란한 상황에 맞서 싸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팬들이 블랙핑크를 소비하는 방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방탄소년단이 트위터를 중심으로 팬들과 소통한다면 블랙핑크의 주 매개체는 인스타그램이다. 이들에게 블랙핑크는 따라 하고 싶은 워너비로 존재하기 때문에 메시지 성이 강한 트위터보다는 이미지와 동영상 위주의 인스타그램과 더 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YG에 따르면 국내 여자 연예인 1위에 오른 리사(1323만)를 필두로 제니(1187만), 로제(1016만), 지수(1003만) 등 멤버 전원이 팔로워 수 1000만 명을 넘겼다. 인스타그램에서 지난 연말 ‘탑 10’ 계정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소녀시대 태연(1299만)이 여자 연예인 중 1위였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K팝이 음악뿐 아니라 뮤직비디오·커버댄스·리액션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화되면서 패션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드래곤이나 씨엘이 샤넬 패션쇼에 초대되는 것처럼 이들을 가수보다 패셔니스타 혹은 셀러브리티로서 소비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니버설 뮤직 산하 레이블 인터스코프와 손잡고 미국 진출 계획을 발표한 블랙핑크는 올 상반기 아시아·북미·호주·유럽 투어를 이어간다. 4월 12, 19일에는 아이돌 그룹 최초로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페스티벌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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