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주말 추천작] 롤리타와 팜므파탈 사이, 아이유의 페르소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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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5-10 22:00 조회1,2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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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페르소나
연출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등급 청불 관람방법 넷플릭스
평점 다음영화 7.6 IMDb 6.8 에디터 노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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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에게 추천
독특한 시청 경험을 원한다면
영화를 본 뒤 다양한 해석을 즐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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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에겐 비추
「
아래부터 스포일러 왕창 나옵니다!
」━
러브 세트
쏟아져나온 홍보자료, 촬영 현장 취재기 등을 하나도 보지 않고 아무런 편견이나 사전정보 없이 <페르소나>를 플레이했다. 그래서 남자가 아이유의 아빠 역인 줄 몰랐다. 돌아보면, 아빠인 줄 모르고 본 것이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었던 듯하다.
아이유가 공을 줍는 남자 등에 업혀 다리를 질질 끌면서 "저 여자랑 결혼하지 마 아빠"라고 하는데, "아빠"라는 단어가 잘 들리지 않았다. 두나가 "나랑 한 판 할래? 내가 이기면 너 너네 아빠랑 끝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비로소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선명하게 잡힌다.
배두나와 아빠의 세트, 아이유와 아빠의 플레이를 지나 배두나와 아이유의 대결에 접어든다. 두 여자의 열기와 땀, 소리, 신경전, 시각적 자극이 오래 이어진다. 앞선 플레이가 전희였다면, 두 여자의 플레이는 본격적인 게임에 해당한달까.
러브 게임은 소녀의 성장기이기도 하고, 비록 단편이나마 여자의 서사이기도 하다. 아이유가 롤리타 이미지로 소비됐다는 비판과 그런 수준을 넘어섰다는 반박이 나란히 나온다. 전반적으로 흡입력 있고 감각적인 단편이다.
결론적으로 아이유는 1점도 못 따고 (튜나가 아닌) 두나에게 완패한다. 테니스 용어로 <러브 게임>. 중의적인 대사를 곱씹는 재미도 있다. 아이유가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설정인데, 성적 상징이 노골적이라 거부감도 든다. 아이유 다리 부상 위치가 살짝 바뀌는 건 편집 실수일까, 내가 잘못 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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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지 않게 아주 오래
열흘간 말도 없이 사라졌다 돌아온 아이유는 섬에, 남자들과 여행을 다녀왔다고 천연덕스럽게 얘기한다. <요가수트라>를 <카마수트라>로 바꿔 말해 한 눈에도 나이 차이가 확 나 보이는 늙은 '오빠'를 긴장시킨다.
오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태연한 척 연기하지만 동공은 흔들린다. 이어 목이 뎅강 잘려 떨어진 채 전 약혼녀에게 혼쭐이 나는 상상 씬으로 이어진다.
젊은 여자 밝히는 남자를 농락하는 아이유의 모습에서 (여성 시청자로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표현으로 아이유의 페르소나를 확 비튼 부분은 신선하다. 다만 영화는 <잼잼>의 가사에 너무 얽매였고, 남자의 심리를 이미지 상징이나 과거 여자친구의 대사를 통해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표현한 점은 아쉽다.
단편 연작 중에선 제작비가 들었을 법 하지만 여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처럼 물량이 투입된 작품은 아니라 되레 표현의 한계가 컸는지도 모른다. 예산이 좀 더 많았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와칭 에디터 돌쇠공주
로맨스는 오글거려 못 보지만 막장은 욕하며 끝까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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