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버려지고 학대당한 개들의 행복은 인간 세상 탈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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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1-13 22:00 조회66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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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들개에 대한 뉴스를 봤는데 등산객에게 위협이 돼 포획했단 사실 보도만 하더군요. 이 개들이 왜 이렇게 됐는지도 언급해야 하는 게 아닌지, 아쉬웠죠. 결국 사람이 만든 문제니까요. 인간이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유기견 문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16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언더독’을 만든 오성윤(56) 감독의 말이다. 영화는 주인에게 버려진 강아지 뭉치(목소리 도경수)가 떠돌이 개 짱아(박철민), 들개 밤이(박소담) 등과 진정한 자유를 찾아 나선 여정을 좇는다. 인간을 벗어나 주체적 자아를 가진 생명체로서 개들이 추구할 행복을 그렸다.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신기록인 220만 관객을 모은 전작 ‘마당을 나온 암탉’(2011)을 잇는 주제다.
공동연출에 나선 이춘백(55) 감독은 오 감독과 미대 선후배로 만나, 애니메이션으로 의기투합한 지 올해로 25년째. ‘마당을…’에선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은 데 이어 이번엔 기획 단계부터 6년을 함께 바쳤다. 이들을 개봉에 앞서 서울 압구정동에서 만났다.
영화 제목은 승부에서 이길 확률이 낮은 약자란 뜻. “약자들이 힘을 합쳐 무모해 보였던 뭔가를 이뤄내는 성취를 보여주려 했다”고 두 감독은 말했다.
-동명 동화 바탕이던 전작과 달리 오리지널 각본이다. TV에서 얼굴이 뭉개진 채 버려진 시츄를 보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이춘백 감독 “우리가 다루려는 개들은 인간과 살기 위해 끝없이 개량돼온 종이잖나. 그들에겐 인간과 함께하는 것도 행복의 하나이지 않을까. 오 감독과 논의 끝에 이런 부분을 극 중 에피소드에 반영했다.”
-주인공 뭉치를 보더콜리 종으로 정한 이유는.
-왜 DMZ였나.
-모험담엔 개농장‧로드킬 등 비극적 현실도 담았다.
이 감독 “아직도 쇼핑몰 애견코너의 화려한 조명 속에 전시된 개들이 어떤 유통구조를 거쳐서 왔는지 모르는 분이 많더라. 강아지가 그저 귀엽다고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도 책임감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 감독은 영화에서 떠돌이 개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핍박받는 장면을 들며 “요즘 인터넷 댓글을 보면 그런 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적대적이란 걸 느낀다. 동물에 대한 관점은 사회적 약자에게로 확장된다. 결국 인권 문제”라고 말했다. 오 감독은 이에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적대관계, 대결 구도 속에 살아오고 교육받은 결과”라 강조했다.
'언더독'의 북한 상영을 추진 중이라고.
-한국의 픽사·지브리가 꿈이라고.
-준비 중인 차기작도 여럿이다.
이 감독 “우선, 중국 동명 소설이 토대인 ‘너는 내 동생’이 있다. 중국 도시 소녀 둘이 소수민족인 묘족을 만나며 겪는 성장담이다. 유기묘에 대한 이야기도 기획하고 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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