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90년대생 말단직원 고아성·이솜·박혜수, 90년대 페놀사건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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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0-19 03:00 조회1,1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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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여상 출신 셋
폐수 방류 뒤쫓다 더 큰 비리 발견
“시대 넘은 직장인애환 공감할 것”
영화 ‘괴물’ ‘설국열차’의 고아성, ‘소공녀’로 주연급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솜, ‘K팝스타’ 출신으로 JTBC 드라마 ‘청춘시대’, 영화 ‘스윙키즈’ 등에서 두각을 드러낸 박혜수 등이 주연을 맡아 제작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다.
직장 경험이 없는 90년대생 배우들에겐 90년대 풍광도 낯설었다.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거나 전 직원이 사내 방송에 맞춰 아침 체조하고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특히 그랬다. 동묘시장, 엄마·이모 사진을 뒤져 레트로 패션을 발굴하고 눈썹을 뽑아가며 ‘갈매기 눈썹’을 매만진 경험이 재미있었다면, 상고 출신 말단 여직원들의 고충은 충격이었단다.
고아성은 영화 초반 자영이 허드렛일 하는 장면을 언급했다. 닦아놓은 구두, 담배 따위를 상사 자리에 놓는 자영의 모습에 누군가가 “그 사람은 왜 지 일을 남한테 시켜” 하는 대사가 겹쳐지는 장면. 그는 “그 장면이 감독님 메시지구나, 딱 알면서 영화를 파악하게 됐다”고 했다. 실무능력이 뛰어난 자영은 커피 10잔 12초 만에 타기에 매진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I love myself(나는 나를 사랑한다)”가 입버릇인 ‘걸크러쉬’ 유나는 대졸 사원에게 아이디어를 도둑맞기 일쑤다. 올림피아드 우승자 출신인 보람은 천재적 수학 실력을 가짜 영수증 처리에 쓴다. 박혜수는 “꼰대 부장이 (보람에게) ‘야!’ (막말)하는 걸 들으면서 직장 다니는 내 친구들이 이렇구나 싶어, 되게 울컥했다. 나를 너무 하찮게 여기는 누군가의 눈빛을 느끼는 기분은 시대를 넘나들어 누구나 공감하실 듯하다”고 했다.
이솜이 연기한 유나는 할 말은 하며 속을 뚫어주는 캐릭터. 유나가 사사건건 꼬투리 잡는 상사에게 “니 인생이나 신경 써” 일갈하는 대목을 고아성·박혜수 모두 명장면으로 꼽았을 정도다. ‘회장 빽’ 믿고 사고 치는 오 상무(백현진), 돈벌이에 혈안 된 빌리박 사장(데이비드 맥기니스) 등 영화 속에는 ‘어른’이랄 수 있는 기성세대가 없다. 그 속에서 주인공들이 옳다고 믿는 길을 만들며 성장해나가는 여정이 뭉클하게 그려진다.
극 중 노래방 장면에서 세 배우는 완벽한 칼군무를 선보였다. “솜이 언니는 정말 열정적으로 연기해요. 극 중 유나처럼 아이디어뱅크죠. 나중에 DVD 만들면 영화에 안 담긴 이솜 배우 애드리브 헌정 부분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요. 혜수의 단단하고 겸손한 자세는 신기할 정도예요.” 고아성의 말이다. 이솜은 “아성씨 작품을 거의 다 봤는데 감성이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어른스러우면서도 소녀다운 사랑스러움이 있다”고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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