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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하루 10번 단타도 판친다…'무료환전' 업은 엔화 환투기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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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3-14 13:07 조회1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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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인 유모(40)씨는 최근 주변 재테크 고수에게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개설을 추천받았다. 환전 수수료가 없어 소위 ‘환테크(외환 재테크)’를 하기 유리해서다. 역사적 저점이라고 평가받는 일본 엔화가 주 매수 대상이다. 특히 유씨는 토스뱅크의 알림과 모으기 기능을 쓴다. 이 기능은 특정 외화가 설정한 가격에 도달하면 알림과 동시에 자동 매수까지 해준다. 유씨는 “100엔당 원화 900원으로 모으기 설정을 해놓으니 엔화 가치가 떨어질 때마다 매수를 해줘 편리하다”면서 “언젠가 엔화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세금도 없어 해볼 만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銀 외환 수수료 경쟁에 ‘엔투기’ 기승

은행권이 수수료 인하를 내세우면서, 환전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악용한 일부 소비자의 ‘환투기(외화를 이용한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엔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엔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13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시한 수수료 평생 무료 외화통장은 3주 만에 60만 계좌가 개설되면서 업계 돌풍을 일으켰다. 이 영향에 신한은행도 전 세계 30종의 외화를 살 때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놨다. 앞서 ‘환전·ATM 출금 수수료 무료’를 내건 ‘트래블로그’로 큰 호응을 얻었던 하나은행도 환전 통화를 41종으로 확대하면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KB국민·우리은행도 비슷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런 수수료 경쟁은 환투기라는 부작용도 발생시켰다. 수수료를 낮추면서 외화를 손쉽게 사고 팔 수 있게 되자, 유씨 사례처럼 아예 투자 수단으로 삼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환투기는 엔화에 집중하고 있다. 유례없는 엔저 현상이 지속하면서, 일단 사두면 나중에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엔 거래, 달러 1.48배…60%가 ‘헤비 유저’

실제 토스뱅크의 외화통장 월별 거래를 살펴보면 지난 2월 엔화 거래가 7395억원으로, 달러 거래(4973억원)의 약 1.48배에 달했다. 통상 많이 쓰는 외화가 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엔화 거래의 비중이 과도한 것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토스뱅크는 엔화 거래량의 약 60%가 하루 10번 이상 외화를 사고 파는 이른바 ‘헤비 유저’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가입자 수로 보면 전체 고객의 0.12%에 불과하지만, 절반이 넘는 엔화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투기성 거래가 확인되면서, 토스뱅크는 최근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1회 입금 한도를 1000만원으로 제한했다.

문제는 이런 노력으로도 소비자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1000만원도 여전히 개인 입장에서 큰돈인 데다, 매일 꾸준히 매수하는 방식으로 환투기를 이어갈 수 있다. 그렇다고 어렵게 시작한 수수료 무료 정책을 돌리기도 어렵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실시간 모니터링 하며 ‘평생 무료 환전’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추가 환투기 방지 방안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소비자·銀 모두 피해…금감원 “실태 살펴볼 것”

이런 방식의 환투기는 소비자와 은행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화는 복잡한 거시 경제 변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7일 일본 100엔당 원화 가치는 1001.61원까지 떨어졌지만, 13일에는 888.5원까지 올라(환율은 하락), 이 기간 변동성이 약 12.7%에 달했다.

환투기 우려에 은행들의 외환 서비스 경쟁이 제한되는 점도 문제다. 신한은행은 토스뱅크와 달리 외환을 살 때만 수수료를 무료로 하고, 팔 때는 받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환투기에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환투기 때문에 수수료 등을 완전히 낮추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은행권의 자발적인 대책보다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한 관계자는 “이런 식의 환투기가 얼마나 심각하게 발생하는지, 금융사 건전성이나 다른 부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일단 실태 파악부터 해보겠다”고 했다.

김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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