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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배역 모르고 오디션 … ‘어벤져스’보다 비밀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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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0-24 22:00 조회1,4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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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판타지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서 (앞 왼쪽 두 번째부터) 내기니 역을 맡은 한국배우 수현과 영국 마법사 뉴트 역의 주연배우 에디 레드메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해리 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작가 J K 롤링의 새 판타지 영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2016년 개봉한 ‘신비한 동물사전’의 2편으로 다음달 14일 개봉을 앞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감독 데이빗 예이츠) 얘기다.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 분)가 스승 덤블도어(주드 로 분)와 함께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조니 뎁 분) 세력에 맞서는 내용. 사전 형태로 원작을 집필한 롤링이 직접 각본도 맡았다.
 
논란의 초점은 한국 배우 수현(33)이 맡은 ‘내기니’ 역이다. 내기니는 원작에서 악당 마법사 볼드모트가 소유한 뱀으로, 인간이었다는 복선도 나온 적 없다. 캐스팅이 공개되자 원작 팬들이 불만을 표한 이유다. 백인 남성 마법사에게 순종하는 뱀 캐릭터에 아시아 여성 배우를 기용한 점도 페미니즘과 인종차별 측면에서 우려를 낳았다.
 
이에 롤링은 소셜미디어에 “내기니란 이름이 유래한 ‘나가(Naga)’는 인도네시아 신화에서 뱀을 닮은 생물”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키웠다. ‘나가’는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반신(半神)격의 뱀. 작가가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구분 못 한단 지적이 나왔다. 또 한국 배우가 캐스팅된 데 대해 변론을 하며 “인도네시아는 자바인, 중국인 등 여러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고 덧부인 부분은 자칫 아시아인이면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똑같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뜻하지 않게 화제의 초점이 된 수현은 시사회도 열리기 전인 23일 서울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런 논란은 전혀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디션 볼 땐 어떤 캐릭터인지도 몰랐다”며 “‘어벤져스’보다도 비밀이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수현. [문화창고]

어떻게 오디션을 봤나.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란 것만 알고 오디션을 봤다. 원래 해리 포터 팬이다. 중학생 때 원작 소설이 처음 나왔는데 한국 번역본을 기다리기 힘들어 미국에서 영어 원서를 구해왔을 만큼 좋아했다(수현은 아버지의 해외 발령으로 5세부터 6년간 미국에서 살다 한국에 돌아왔다).”
 
합격을 언제 예감했나.
“마지막으로 영국에서 감독님을 뵈었을 때, 배우 에즈라 밀러가 상대역을 해줬는데 호흡이 좋았다. 제가 내용을 모르고 했던 직관적인 연기를 감독님도, 롤링 작가님도 마음에 들어 했다더라. 그날 제 역할이 내기니란 걸 듣곤 깜짝 놀랐다. 역시 롤링은 반전의 여왕이구나, 재밌다, 감탄했다. (내기니의 출연에) 원작 팬들이 열광할 거라 생각했다.”
 
제작 단계에서 감춰져 있던 캐릭터인데.
“오디션 때도 한 장면 정도 쪽 대본을 줬다. 사연 많은 사람이고, 여성미 많고, 상처받은, 여린 영혼 같은 느낌이어서 뭔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 면이 아시아 여성에 대한 선입견이란 지적이 있다. 롤링은 『해리 포터』 때도 유일한 아시아계 캐릭터 초 챙을 의존적인 여성으로 그려 비판받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아시아 배우로서 정말 더 예민하게 캐릭터를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로선 작가님을 믿고 있다. 영국에서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공연됐을 때 (영화에선 백인 배우가 연기한) 헤르미온느 역할을 흑인 배우가 맡은 데 대해서도 옹호발언을 하지 않았나. 내기니가 볼드모트의 애완 뱀이라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저는 『해리 포터』 소설을 읽으며 내기니가 연약하거나 수동적이라기보단 볼드모트의 영혼을 나눠가진, 강력한 존재라 느꼈다.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앞으로 다뤄질 이야기가 많으리라 본다.”
 
영화 스틸을 보면 1편에서 뉴욕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사라진 청년 크레덴스(에즈라 밀러 분)와 가까운 사이 같던데.
“2편에서 크레덴스는 마법사들의 추적을 피해 프랑스 파리의 서커스단에 숨어든다. 내기니는 그 서커스단에 붙잡혀있다 그를 알게 된다. 내기니는 ‘말레딕투스’란 존재인데 저주로 인해 언젠가 완전히 동물로 변하는 여성을 뜻한다. 이번 영화에도 뱀으로 변하는 장면이 있다.”
 
뱀의 몸짓은 어떻게 준비했나.
“무브먼트 코치와 함께 뱀으로 변신하는 순간의 감정적인 몸짓들을 고안했다. 감독님 디렉션이 ‘뱀을 2% 더 가미해봐’ 이런 식이었는데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재밌었다. 뭔가 내 본능에 의존해 몸을 쓴 적이 처음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저 자신을 믿고 부끄러워하지 않으려 했다.”
 
파리가 무대였다면, 불어도 했나.
“분량이 많진 않지만 언어 욕심이 있어서 신경 썼다. 실제 촬영은 영국 스튜디오에서 했다. 1920년대를 구현한 세트장이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정교했다. 바로 옆에 해리 포터 박물관이 있어서 이 시리즈의 역사가 서린 상징적인 공간처럼 느껴졌다. 저도 박물관에 가서 내기니 뱀 앞에서 얌전히 ‘셀카’를 찍었다(웃음).”
 
시리즈가 5부작으로 알려졌다. 후속편도 출연하나.
“아직 비밀이다. 배우들도 아직 자기 배역의 전체 스토리를 모르고, 부분적으로 듣는 정보에 의존해서 연기하고 있다.”
 
수현은 2015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국계 과학자 닥터 조 역할로 할리우드 영화에 진출했다. 다국적 캐스팅의 넷플릭스 드라마 ‘마르코폴로’에도 출연했던 그는 이번 논란과 별개로 할리우드의 변화를 전했다. “‘마르코폴로’ 배우들과 자주 연락하는데 오디션을 본 작품에서 아시아인 배역에 백인이 섭외됐다거나, 영화 한 편에 아시아인이 고작 한 명 나온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부터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할리우드를 바꾸려면 아시아 배우들이 더 많이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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