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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영혼이란 무엇인가, 있기는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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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8-28 07:54 조회1,9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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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란 무엇인가, 있기는 한 것인가

 

 

박회장님께 

근간에 암 투병으로 고생이 많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다행이 초기에 발견되어 수술을 잘 마치시고 방사선 치료도 거의 끝나간다니 다행입니다. 누구나 신병으로 고통을 겪게 되면 제일 먼저 마음이 약해지게 마련입니다. 수술을 할 때 마취를 하고 완전히 의식을 잃었을 때 과연 영혼은 어디 있기나 한 것인가 의아하다고 하셨습니다. 

과연 영혼은 무엇일까요? 있기는 한 것인가요?

 

수술하기 전에 마취를 해서 의식을 잃기 전에는 영혼을 느끼셨습니까? 영혼이라는 말은 흔하게 쉽게 무의식적으로 남발해서 쓰고 있는 단어입니다. 영혼은 육신의 감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영혼이 실재하느냐, 실재하지 않느냐를 떠나서 인식할 수는 없는 대상입니다.

길이를 재는 자를 가지고 무게를 잴 수 있겠습니까, 또는 무게를 재는 저울을 가지고 거리를 잴 수 있겠습니까. 영혼은 유무를 떠나서 육신이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차원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믿는 자에게는 영혼이 존재하고 믿지 않는 자에게는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옵니다. 

 

거의 모든 종교는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자의 경우에는 죽은 다음의 내세에 관하여 ‘모른다’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라는 말을 실천한 것일까요. 증명할 수 없는 차원의 세계를 말하느니 현재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도덕규범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환생과 윤회를 믿는 불교에서 조차도 부처는 죽음 뒤의 세계에 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독이 묻은 화살을 팔에 맞았을 때, 이 화살은 어디서 날아왔는가, 왜 날아왔는가, 누가 쏜 화살인가, 여기 묻은 독은 무슨 독인가 등을 먼저 생각하겠는가, 아니면 우선 화살을 뽑고 상처를 치료하겠는가 하고 부처는 묻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고뇌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지요. 

 

만일 남은 생이 얼마 안 남은 불치병의 환자가, 영혼은 정말 있는 것일까? 있다면 내가 죽은 뒤에는 육신은 사라지고 영혼이 나인가? 그 영혼이 하늘에 올라가서 영원히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영혼은 지금의 나와 어떻게 같거나 다를까? 등을 계속 고민하다가 어느 날 숨을 거두었다면, 단 하루일망정 살아있는 삶의 의미를 천착하고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일생을 한번 되돌아보는 것은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특정 종교의 교리를 무작정 믿어 버리면 거기서 ‘영혼’은 살아납니다. 그러나 그런 영혼은 내 안에서 고뇌와 함께 피어난 꽃이 아니라 남이 만들어준 조화에 불과합니다.

죽게 되면 당연히 나는 죽음 뒤에 세계로 들어갑니다. 물론 여기서 ‘들어간다’는 말도 육의 언어이지 영의 언어는 아닙니다. 들어가면 알게 될 일을 그 전에 애타게 알고 싶어 합니다. 영혼이 있든 없든, 죽음 뒤의 세계가 있든 없든 우리는 한번 죽고 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합니다. 

허무하다고 느끼는 것도, 슬프다고 느끼는 것도, 절망적으로 느끼는 것까지 모두가 다 육의 세계의 언어입니다. 육의 세계를 떠나면 육의 감각과 언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육의 언어로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은 영의 세계에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자를 들고 계속 무게를 말하고 있는 것과 같게 됩니다.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가면 됩니다. 허심탄회하게 가는 길을 갈뿐입니다.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이렇게 편안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됩니다.

 

마취 중에 나는 어디에도 없었다면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고 죽는 사람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일찍이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비트겐슈타인」은 말했습니다. 

“언어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이다.” 

우리는 언어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어가 울타리 밖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울타리 안이 우리의 전 세계입니다.

여기서 언어는 육의 언어이고 세계 너머는 육의 언어를 통해서 구현될 수 없는 무의 세계입니다. 우리는 언어의 한계 속에서 존재하고 있는 셈입니다.

 

투병 중의 몇 몇 단상이 삶을 재조명하는데 큰 도움이 되셨으리라 여겨집니다.

부디 쾌차하시고 평안해지시기를 거듭 기원합니다.

 

2021년 8월23일

        한힘 심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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