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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주호석 칼럼] 한국도 선진국이 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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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호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05 09:22 조회6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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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강성대국으로 존속되었던 나라. 그리고 나라가 멸망한 뒤에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후대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국가를 손꼽는다면 단연 로마제국을 꼽지않을 수 없다.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 왕에 의해 왕정국가로 출발한 로마는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기원 후 476년까지 1,200 여년간 존속되었고 동로마 제국이 멸망한 1453년까지 계산하면 약 2,200 여년의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오늘날 세계 최강국이라고 하는 미국이 겨우 200 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로마가 얼마나 오랫동안 번영을 구가한 국가였는지 이해가 된다. 

 

또 왕정 공화정 제정 등을 거치면서 로마가 고안하고 정착시켰던 각종 국가 운영 시스템과 제도들은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와 시스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가장 모범적으로 꽃피운 나라로 평가되고 있는 미국도 건국 초기 로마 공화정의 기본 틀이 되었던 로마법을 근간으로 하여 헌법을 제정했고 그 헌법이 지금까지 미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주춧돌이 되어주고 있다.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고 견제와 균형을 통해 통치자가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치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로마가 그렇게 장구한 세월동안 세계 역사의 주인노릇을 하고 후대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로마 역사를 연구한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그런 로마가 존재했던 가장 큰 이유로 로마인들의 관용과 다양성 존중을 꼽는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듯이 로마도 처음엔 아주 작은 규모의 도시국가에 지나지 않았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나라 또는 부족들과의 정복전쟁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그런 과정에서 로마는 왕이나 황제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들이 피정복 국가에 대해 매우 관대한 입장을 견지했다. 전쟁중에는 적이었지만 일단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면 패전국 국민들에게 로마시민권을 부여하거나 패전국이 기존에 믿고 있던 종교를 그대로 인정하는 등의 관용정책을 펼친 것이다. 그 결과 로마는 영토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충성하는 국민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다양한 문화가 꽃을 피움으로서 국가의 유지 발전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가 고루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용과 다양성 존중이 천년제국 로마를 탄생시켰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지만 황제3대에 15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중국의 첫 통일국가 진나라와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즉 진나라의 시황제는 7웅이 할거하던 천하를 통일한 뒤 피정복된 나라의 제도와 문화 등을 모두 말살하고 하나로 통일하는 정책을 구사했다. 특히 자신을 비판하는 사상이나 학문을 말살하기 위해 그 악명높은 분서갱유(焚書坑儒) 라는 극단의 조치까지 취했다. 관용과 다양성을 우선시했던 로마와 극을 달리했던 대표적인 역사적 사건이었다.

 

관용과 다양성 존중을 통해 부강한 국가를 이룩했던 사례는 비단 로마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16세기 중엽 유럽 최강의 제국이었던 에스파냐(스페인)의 카를 5세 국왕이 로마카톨릭교를 제외한 여타 종교에 대해 무자비한 탄압을 할 때 네덜란드가 그 반대로 모든 종교를 수용하는 관용정책을 펼친 바 있다. 그로인해 스페인에서 핍박을 받던 유대교인들과 개신교도들이 네덜란드로 대거 유입되었다. 당시에도 유대인들은 부유한 민족있고 그들이 대거 유입됨으로써 네덜란드는 자연스럽게 거대 자본이 쌓이게 되었다. 또 종교 뿐 아니라 이질적인 민족이나 문화에 대해 차별하지않고 그들에게 문호를 활짝 열어놓았다. 그 결과 자연조건이 극히 열악하고 작은 국토에 자원도 없는 네덜란드가 17세기들어 영국 프랑스 등 여타 제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네덜란드는 똘레랑스, 즉 관용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선진국이다.

 

또 동서 냉전시대 70 여년간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맞대결을 벌였으나 결국 민주주의 진영이 승리를 거둔 결정적인 요인도 관용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체제였는지 여부에 달려 있었음이 역사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지금 미국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트럼프 정부에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철학이 미국이 지금까지 견지해온 관용과 다양성 존중 정신에 배치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즉 미국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관용과 다양성을 토대로 오늘날 세계 최강의 나라로 자리를 굳혀왔는데 트럼프가 앞세우고 있는 미국우선주의- 엄밀히 말하면 백인중심의 미국인우선주의-는 그런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배치되는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이민자들이 살고 있는 캐나다는 앞으로 살기좋은 나라로 무한히 발전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종교에 관대하고 인종에 차별을 두지않고 다양한 문화가 존중될 뿐 아니라 약자가 보호받는 대표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일국의 총리가 동성애자들의 퍼레이드 이벤트에 직접 참가하여 소수자들의 입장을 존중해주는 모습은 바로 캐나다가 관용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국가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아니겠는가.

을 바라보면 한국에도 과연 미래가 있는가 하는 우려를 하지않을 수없다. 지도층은 지도층대로 일반 국민들은 국민들대로 우리(Us)와 그들(Them)이라는 테두리로 나뉘어 서로가 마치 철천지 원수대하듯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라전체가 '우리와 그들'로 나뉘어 증오와 복수의 칼춤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면 조국 대한민국의 미래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관용과 다양성 존중이 국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필요한 핵심 요인이라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수없이 입증된 바 있건만 지금의 한국은 그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새해엔 한국이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단지 국민소득의 크기가 선진국 진입 요건을 충족시켜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차라리 소득수준은 다소 낮더라도 나 아닌 남에 대해 관용을 배풀고 다양성과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나라가 살기좋은 선진국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 또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에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국민소득이 전보다 조금 더 높아졌다고해서 당장 국민들이 행복해졌다고 느낄리 만무하다. 하지만 남을 배려하고 서로가 존중하고 존중받는, 의식이 선진화된 나라가 되면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당장 수직상승 할 것이 틀림없다. 새해엔 한국의 지도자나 국민들 모두가 나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바로 내 곁에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들의 존재가 갖는 의미를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조국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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