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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오강남 박사의 길벗 교양강좌 지상중계] 코로나 이후 종교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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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강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1-10 14:07 조회1,0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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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윤리적 변화


첫째, 자주적인 윤리관이 투철해진다.


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앙은 대개의 경우 윤리적으로 이익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해롭다고 지적하고 있다.  


Phil Zucherman의 최신 저서인 '윤리적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서 종교에 무조건 맹신하는 사람이 윤리적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못하다고 썼다.


주어진 틀에서만 사고로 독립적 사고 능력이 몰수 된다. 니체는 그런 윤리를 노예 윤리라고 했다. 인간 스스로 책임을 지는 대신 모든 것의 책임을 신에게 돌린다. 복지나 학문적 발달을 저해한다. 


그런데 윤리적인 것이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 도전을 받는다. 이런 식의 윤리관이 휴머니스트 윤리관이 정립될 수 있게 됐다.


둘째, 코로나 바이러스의 근본 원인은 자연 파괴라는 인식의 증대되면서 생태계에 관심이 커졌다.


서양의 경우 성경 창세기에 보면 신이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고 한 것을 오해한 결과 소위 개발이니 하면서 자연을 함부로 대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자연을 함부로 하면 대가가 무서운 것을 알게 됐다. 비참한 결과가 초래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이제 자연히 자연에 대해 함부로 하는 대신 자연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대하게 됐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벗을 할 대상이다.


Jeremy Rifkin은 “다스리라” = 보호하라는 뜻이다. 자연을 함부로 하는 것은 하느님의 명령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인식의 증대시켰다.


동학(東學)에서는 삼경(三敬)-경천(敬天), 경인(敬人), 경물(敬物).을 강조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이렇게 하늘과 사람뿐 아니라 동물, 식물, 무생물까지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는 계기가 이르지 않을까. 


3) 앞으로의 종교 - 종교 아닌 종교

    

그러면 종교가 필요없는가? 그렇지는 않다.  인간은 ‘의미’가 없으면 못 사는 존재인데 그러면 앞으로 어떤 종류의 종교가 나타나게 될까? 


필 주커먼은 "종교 없는 삶(Living the Secular Life)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종래까지의 표피적 종교를 벗어난 땅을 뚫고 나오는 연약한 풀잎에서부터 광대무변의 우주의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현상에 대해 신기함과 그 신비스러움에 놀라워하고 외경(畏敬,  awe)의 마음을 가지므로 즐겁고 밝고 올바른 삶을 사는 것이 21세기에 바람직한 “종교 없는 삶”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는 이를 Aweism. 'awesom' 할 때의 'awe' “경외주의”, 나는 이를 “Ahaism” aha!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런 Aweism, Ahaism의 예로 연어의 모천회귀(母川回歸), 신묘막측(神妙莫測)을 들고 싶다. 어디 연어의 모천회귀 현상뿐인가?  우리 주변에서 조금만 눈 여겨 보면 모든 것이 신기하고 묘할 뿐이다.  이런 것을 관찰하고 신기해하는 것이 삶의 기쁨이고 보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면에서 “종교 아닌 종교”라고 하지만 Einstein은 우주의 신비의 일부분이라도 보고 놀라워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참된 의미의 종교라고 한다.

The finest emotion of which we are capable is the mystic emotion. Herein lies the germ of all art and all true science. Anyone to whom this feeling is alien, who is no longer capable of wonderment and lives in a state of fear is a dead man. ... In this sense, and in this sense alone, I rank myself among profoundly religious men.


4) 심층을 찾으라


저는 Zucherman이나 Einstein의 주장에서 한 발짝 더 나간 것을 지적하고 싶다.  


표층종교에서 심층종교로 심화할 때 더욱 큰 아하!를 외칠 수 있고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21세기 종교는 심층종교여야만 한다. Karl Rhaner는 21세기는 심층이 아닌 기독교는 의미 없다고 했다. Dorthee Sölle는 "신비와 저항(Silent Cry)"에서 '신비주의의 민주화'를 말했다. 


표층 종교와 심층 종교는 어떻게 다른가?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표층은 탐진치로 찌든 지금의 내가 잘되기 위한 종교이다. 심층은 참 나, 큰 나, 를 찾기 위한 종교이다.

류염오 선생님은 제나 즉 얼나로 ‘솟남’을 지향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16:24~25).   


무아(無我), 멸사(滅私), 극기복례(克己復禮), 군자(君子) vs. 소인(小人) 이렇게 될 때 소문자 self가 사라지고 대문자로서의 Self를 찾게 된다.


표층은 무조건적 믿음 강조하는 반면, 심층은 깨달음을 강조한다.


표층은 경전의 문자에 집착하지만, 심층은 경전의 속내를 파악한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영을 사람을 살립니다” (고후3:6)


표층은 절대자와 나를 분리하지만, 심층은 절대자와 나와 우주는 하나로 봅니다.

“너희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요10:38)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요14:20),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요17:21) 


정호(程顥) 萬有一體 - 인간의 욕심 때문에 하나됨을 잃어버리고 분리의 세계에 살고 있다.  不忍이나 惻隱之心도 기본적으로 만물이 하나라는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마음. 사람은 만물과 渾然同體라는 진리를 깨닫는 것, 무한한 기쁨의 원천이다.


표층은 내세 중심, 율법주의, 극락/지옥, 천당/지옥으로 보지만, 심층은 ‘지금 여기’에서의 변화, 풍요로운 삶, 현실참여를 강조한다.


유교는 한국에 가톨릭이 처음 들어와 천국/지옥을 말할 때 이런 것으로 유혹하고 위협하는 것을 가장 혐오대상으로 보았다. 


표층은 독선적, 배타적이지만, 심층은 포용, 다원주의적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탈종교화에서 심층 종교화로 가는 길목이다. 이미 서양에서는 젊은이들이 “나는 종교적이 아니라 영성적이다(I'm not religious, but spiritual,)” 혹은 짧게 줄여서 “Religion, No! Spirituality, Yes!”(SBNR)라고 외친다.


코로나 사태로 탈종교화가 가속되는 것은 종교의 심화를 촉진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정리=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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