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계란흰자를 먹을까, 노른자를 먹을까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칼럼

건강의학 |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계란흰자를 먹을까, 노른자를 먹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1-17 11:02 조회345회 댓글0건

본문

그때가 고3 때였을 것이다. 체육시간, 운동장에서 신나게 몸을 움직인 다음 바로 점심시간. 점심을 먹은 후, 너나 할 것 없이 학생들이 식후 노곤함이랄까, 책상에 머리를 파묻는다. 그다음 시간이 몽둥이 들고 다니는 화학시간. ‘화학’ 그리고 ‘몽둥이’가 학생들의 정신을 확 들게 한다. 그래도 식후 노곤함이 어딜 가나. 눈에 쌍심지를 돋우며 눈을 하늘로 쳐올리려고 해도 그 눈과 눈썹의 무게는 천근만근, 눈은 고사하고 연신 머리가 수직 하강한다. 그러면서 수업을 들으니 뭐 제대로 들리는 것이 있을까? 그런데, 그날 다른 것은 다 기억이 나지 않은데, 한 가지가 그 후 평생을 따라다닌다. 선생님 왈, “계란을 먹지 마라! 나는 안 먹는다.” 그러면서 칠판에 원소 기호 탄소를 가지고 뭐 이리저리 오각형 같은 것을 그리면서 뭐라고 뭐라고 설명하는 것 같은데, 기억나는 것이 없고, 계란을 많이 먹으면 失明(실명)한 데나 뭐라나. 수업시간에 실없는 소리를 할 것 같지는 않은데, 참 웃자고 하는 이야긴지. 그런데 묘하게, 그 이후로 계란에 손이 잘 가지 않게 됐다. 지금까지.


벌써 오래 됐다. SFU (Simon Fraser University)에서, 영양학시험을 볼 때였다. 당뇨인가, 알츠하이머인가, 기억은 나지 않는데, 그러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일주일에 몇 개 이상의 계란을 먹지 말아야 하는 5지선다문제가 있었다. 아니 시험문제라면, 그 답안의 개수차이를 좀 널찍넓직히 띄울 것이지-한 개, 다섯 개, 열개처럼, 그런데 "1. 한 개, 2. 두 개, 3, 세 개"…이런 식으로 해 놓았으니 도대체 한 개 차이가 건강에 무슨 그리 대수길래 이런 식의 시험문제를 만들었는지, 학생들 물 먹이려고 작정했음이 틀림없다는 생각과 함께, 시험 내내 그 한 문제를 놓고 우습기도 하고 좀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그러다가 무엇을 찍어야 하나 고민 무진장한 기억이 있다. 짜증 도나고. 시험 후, 교과서에 그러한 것이 있나 찾아보니, 아닌 게 아니라 그 두꺼운 책 저구석에 그런 게 있더라. 두 개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콜레스테롤이 어쩌고 저쩌고. 그때 필자가 내린 결론은, “흠, 그전이나 지금이나 계란은 좀 멀리하라는 뜻이구만.”


그 생김생김에서부터 단정하고 단아하기 그지없고 맛난 계란, 만인의 영양식품 계란은 필자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그 시작은 고등학교 화학, 화학, 화학시간이었다! (화학은 사실 재미나고 세상사에 무척이나 중요한 학문인데, 조금만 더 나아가려 하면 필자 같은 이에게는 무지무지 어렵다!) 


계란은 동의보감에, “성질이 고르고 (평하고) 맛이 달다. 火傷에 발라 치료하며 癎痙(간경-간질이오 인한 경련이나 뻣뻣함)을 치료한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목소리를 윤택하게 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말 그대로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심각하지 않은 화상을 입었을 때 헝겊에 싸서 바르면 잘 낫는다. 달걀은 단백질과 지방질이 풍부하다. 달걀 노른자위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하루 1개 정도를 먹어도 피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일 염려가 있다. 달걀 1개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쇠고기 5-6점과 맞먹을 정도여서 날마다 장기간 먹을 시면 혈압이상 (고혈압 혹은 저혈압), 담석증, 감정의 이상흥분, 의욕상실, 기억력감퇴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체질 따라 약이 되는 음식 224)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는 그 차갑고 더운 성질에서 차이가 있다. 동의보감에는 “흰자는 성질이 차고 독이 없다. 눈에 열과 붉은 것 그 리고 통증을 치료하고 황달을 치료한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달걀흰자는 몸이 더운 양인에게 적합하다. 한편 노른자는 더운 성질이 있다. 노른자에는 지방이 많이 들어있어 소화 흡수가 잘되고 비타만 A, B, E 등이 풍부하다. (흰자에는 이러한 비타민이 거의 들어있지 않다.) 이러한 노른자는 음인에게 적합하다.


계란은 누구나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고려한다면 체질에 따라 가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 성질이 따뜻한 노른자는 특히 차가운 속성의 소음인과 태음인에게 좋은 영양식품이 된다. 반면 태양인과 같은 양인은 그 피를 탁하게 하고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기에, 고혈압이나 소화장애, 피부질환이나 치매등이 있을 때는 해롭다. 태양인체질이 입맛을 위해 혹은 건강을 위해 달걀을 먹고자 한다면 반드시 흰자를 먹어야 한다. 흰자만 어떻게 분리해 먹느냐 좀 고민되는 분들을 위해 흰자만 따로 모아서 판매하니, 시중에서 살 수 있다. 소양인은 양인이기에 흰자가 권장되지만 그 개수가 지나치지 않으면 계란전체를 먹어도 무난하다. 그러나 역시 정석은 흰자가 이롭다는 데 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그 성질이 있다. 有物有則(유물유칙). 하나의 물질 (생명체를 포함한)이 있으면 그 물질에는 반드시 어떠한 특수한 성질이 있다는 뜻이다. 들에 이름 없이 떠돌아다니는 풀 하나에도 “나 이렇소!”라는 무언의 개성이 있고 모든 식품 하나하나도 그렇다. 그러기에 보이는 맛도 중요하지만 寒熱溫凉(한열온량)의 속성 역시 중요하다. 사람 역시 반드시 이러한 속성의 차이가 있다. 자연계의 속성을 각 사람의 속성과 맞추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요 본질인데, 사람마다 이러한 면을 한 번쯤은 진중히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칼럼 목록

게시물 검색
권호동
그레이스강
김경태
김양석
민동필
박혜영
서동임
심현섭
아이린
안세정
유상원
이경봉
이용욱
조동욱
조영숙
주호석
최광범
최재동
최주찬
한승탁
Total 1,836건 19 페이지
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6 역사 제일강산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23 1182
35 시사 한인위상 최종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9 1159
34 역사 한산도 앞 바다에서 크게 이기다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25 1155
33 부동산 [조동욱의 부동산 정보] 세입자 보험의 필요성 조동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08 1127
32 문화 [오강남 박사의 길벗 교양강좌 지상중계] 코로나 이후 종교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1 오강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1098
31 변호사 [BC 주 유산 상속 법 알기] 신탁 (Trust) 은 무엇인가요 이민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 1081
30 문화 [오강남 박사의 길벗 교양강좌 지상중계] 코로나 이후 종교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2 오강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 1059
29 부동산 [조동욱의 부동산 정보] 집을 팔고 살 것인가? 아니면 사고 팔 것 인가? 조동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5 1023
28 부동산 [조동욱의 부동산 정보] 부동산 임대에 관하여 조동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31 1012
27 부동산 [조동욱의 부동산 정보] 스트라타의 주차 공간 및 창고의 소유권에 대하여 조동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21 957
26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6:30에 약속을 했는데 나타나지를 않네요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23 806
25 시사 간첩이 어디 있습니까?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9 786
24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미션에서 온 호박씨 그리고 풍성한 결실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30 760
23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불면과 세 여성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27 737
22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저는 간식과 야식을 하지 않습니다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 685
21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사상이 무서운 것인가 아니면 신념이 무서운 것인가?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9 641
20 문화 영혼에 대해 묻는 이에게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 640
19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식사하고 가세요!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 636
18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미안합니다”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621
17 문화 오유순 회고록을 읽고 나서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588
16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세상에서 가장 좋은 향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 556
15 문화 사랑한다고 말하면 사랑하는 것인가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546
14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탈모는 어떤 체질에 많을까?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5 510
13 문화 문학과 나의 삶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506
12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의대와 天命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 506
11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부대찌개, 배 그리고 커피 한 잔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464
10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가을 감 그리고 신비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 382
9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내게 사는 재미가 뭘까?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 382
8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과테말라에서 온 사나이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367
열람중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계란흰자를 먹을까, 노른자를 먹을까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17 346
6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소음인과 위장병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0 343
5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술을 어느 정도 마시면 될까요? 댓글1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10 244
4 문화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09 242
3 건강의학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어, 그가 나를 hug 하네요! 권호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1 225
2 역사 이승만의 독립정신 동포여 깨어나라!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30 71
1 역사 이승만의 미국유학시절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2 44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