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그리고 염원

제 2회 2018 Korean Culinary Competition Professional/Hobby Cook 부문 참가

박현민

최근에  주 밴쿠버 대한민국 총영사관에서 주최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들과 참가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 좋은 이벤트들이 많이 생겨나서 브라운 백 세미나, 프랜즈 오브 코코밴(Korean Consulate in Vancouver), 차세대 네트워킹 등 여러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재외공관 주최 행사들이 이런 행사들과 프랜즈 오브 코코밴을 통해 조금 더 가까이 그리고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었던 중 운명처럼 총영사관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oreanConsulateVancouver)에서 한식 경연대회 공지를 보게 되었다.  

 (행사 당일 VCC 벽에 붙여져 있던 포스터와 행사장 안내 화살표)

하지만공지를 한번 더 자세히 보고 이내 망설이게 되었다. 이유는 내가 감히 Professional / Hobby Cook 카테고리에 다른 전문 쉐프들과경연을 펼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프랜즈 오브 코코밴 정기 모임에서 총영사관 측과 이런 의문점을 소통할 수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총영사님 이하 공관 직원 분들께서 내가 가진 의문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 이에 나는 용기를 얻어 다음날 바로 지원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이제주사위는 던져졌으니 본경연에 맞게 준비를 하는것에 주력했다. 평소 요리 하는 것을 좋아하고, 군 시절 취사병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기에 그것을 바탕으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메뉴 후보군을 구성했고, 그 중에서 제일 취약한 부분인 플레이팅과 작품 구성을 연구하기시작했다. 남은 시간은 3주, 그 전에 다른 전문 쉐프들과  같은 경연 테이블에 올려도 그 들의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게(?) 내 작품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게 중요했다. 솔직히 말하면 작년에 일반인이 입상을 했다고 해서 조금은 기대를 했다. 뒤에 가서 다시 말하겠지만 이 기대는 경연 당일 전문 쉐프들의 수준 높은 작품들은 보는 순간 입상에 대한 기대보다는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게 되었다 ^^.  3주간의 준비 진행 과정 중에 총영사관 측에서 경연의 형식, 재료 및 참가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여러 의문사항을 이메일을 통해 정확하게 소통해주었고 전문 지식이 부족한 나는 한층 수월하게 경연 준비를 할 수가 있었다.

경연당일, 잘 짜인 대회장에는 김밥 말기, 한국 스낵 시식 코너 등 비 참가자들도 와서 즐기고 보고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김밥 만드는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 요리 전문가 우애경 선생님) 

(너도 나도 하겠다고 손을 들어 경쟁이 치열했던 김밥 만들기 체험! ) 

(꼭 꼭 말아라~ 김밥 속 보일라~)

한편에서 대회 참가자들은 심사위원의 인솔아래 경연 규칙 및 질의 응답의 시간을 가졌고 경연 순서를 무작위로 뽑아 대기실에 함께 대기하게 되었다. 밴쿠버 유명 호텔 및 현업에 종사하는 젊고 유능한 쉐프들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며 경연을 기다렸다. 대기실의 분위기는 경연에 대한 경쟁심보다는 한국음식을 널리 알린다는 각 경연 참가자들의 순수한 마음가짐 때문인지 밝고 활기가넘쳤다. 덕분에 나도 긴장이 많이 풀려 경연을 하는데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각 스테이션을 배정받고 경연이 시작됨과 동시에 재료 준비, 조리 기구 정비 등 Vancouver Community College의 자원 봉사자의보조 도움을 받아 90분간의 본경연이 시작 되었다. TV 프로그램 요리 경연대회에서나 보던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고 나도 그 가운데 있어 실감은안났지만 최선을 다해서 내가 준비한 요리를 시작했다. 경연 중에는 서로 필요한 재료들이 중첩될 때는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나눠주기도 하고 스테이션을 지나갈 때 지나간다고 소리쳐 서로의 안전을 배려했다. 내 옆에 있는 다른 경연 참가자께서 중간 중간에 긴장을 풀라는 의미로 말도 걸어주어서 한층 더 편하게 경연에 임할 수 있었다. 90분의 요리 시간이 끝나고 프레젠테이션의 시간이 다가왔다. 나의 요리는 비빔밥과 호박전이었고 그 의미에 대해 준비해온 설명을 시작했다.

음식은 음식 자체 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는 사람들, 문화, 그리고 그 음식이 발생된 지역의 특성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학창 시절 수업에서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메뉴 또한 한국의 현재 상황을 더욱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준비했다. 여러 메뉴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비빔밥이 대중적이고 내가 구성하고자 했던 작품 의도에 더욱 잘 맞았었다. 비빔밥은 음식 자체로도 한국의 대표음식으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나는 현재 남·북한의 상황에 대해 캐나다 현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내 의지를 잘 표현해주는 메뉴라고 생각했다. 현재 한반도는 남한과 북한 뿐만 아니라 여러 주변국들이 만남과 소통의 장이 마련되면서 우리가 그동안 염원했던 평화의 시대가 한 발짝 더 가까이 오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처럼 비빔밥이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각각 똑같은 재료, 같은 플레이팅이지만서로 반대의 위치에서 마주보고 있는 것은 현재 분단 상황을 의미하고 이 모든 재료를 비비기 전에는 각각의 음식처럼 보이지만 비빔밥의특성상 다 함께 비벼서 조화롭게 먹어야 하기 때문에 통일을 염원하고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오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염원과 노력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참가자들의 경연과 프레젠테이션이 끝이 났고, 경연 준비하느라 다른 분들의 작품을 감상할 시간이 없었던 나는 찬찬히 그분들의 작품들을 보며 다시한번 밴쿠버에 계시는 전문가분들의 높은 수준에 감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