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페더러가 핑크 운동화 신은 이유…치열한 스포츠마케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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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2-13 12:49 조회3,03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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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는 드라마로 여겨지는 스포츠 경기. 알고 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브랜드, 스폰서 기업의 로고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우리가 몰랐던 스포츠 마케팅의 숨겨진 전략을 짚어봤다.
강렬한 컬러 대비로 시선 사로잡기
중계 카메라 노출 포인트에도 집중
미래 유망주 물색에 공들이는 브랜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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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코트 위 핑크 운동화
물론 우연은 아니다. 로저 페더러의 공식 후원 브랜드인 나이키의 컬러 전략이다. 선명한 파란색 코트는 멜버른 경기장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나이키 디자이너들이 이를 고려해 운동화를 디자인한 것이다. 파란색 코트에서 가장 임팩트가 크고 강렬한 색상을 찾았고, 특히 화면에서 봤을 때 생동감 넘치는 컬러인 핑크가 간택됐다.
게다가 호주 멜버른은 주요 테니스 팬들이 운집한 미국·유럽과 시차가 있는 지역으로 생중계보다 하이라이트 방송이나 SNS 게시물을 통해 결과를 확인한다는 점까지 고려했다. 순간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단순하면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과감한 컬러를 활용했다는 얘기다. 나이키의 테니스 라인 의류 디자인 팀장 샘 시플리(Sam Shipley)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경기 하이라이트는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그 내용은 반드시 순위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라며 “선수들의 스타일은 물론 경기장 컨디션 등을 고려해 의상과 신발을 디자인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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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노출의 명당을 잡아라
스타 골프 선수의 캐디가 대표적이다. 카메라에 항상 같이 잡히기 때문에 골프 선수 못지않은 광고 효과를 낸다. 매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캐디 수입 순위를 발표하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017년 6월 “일부 톱랭커들의 캐디는 자체적으로 모자나 셔츠에 스폰서 로고를 넣는 등 그들 자신의 광고 효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금액도 상당하다. 필 미켈슨이나 로리 매킬로이, 전성기 시절의 타이거 우즈 등 TV 중계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선수의 캐디들은 이런 스폰서십 광고로 평균 연간 20만 달러(약 2억원)의 수익을 올린다.
골프 전문 스포츠 에이전시 크라우닝의 우도근 이사는 “당시에는 공식 후원사가 아닌 브랜드가 카메라에 노출돼 말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사례지만 이후 국내에서도 대회 주최 스폰서가 우산을 갤러리들에게 나눠주고 중계 화면에 노출되는 시도를 많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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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가 있어 더 드라마틱하다
2009년 양용은 선수가 타이거 우즈를 꺾고 미국 프로골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세리머니로 자신의 골프백을 치켜든 적이 있다. 영광의 순간, 양 선수의 만면 가득한 웃음과 함께 중계 화면 가득히 잡힌 테일러메이드 골프백의 모습은 웬만한 광고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양용은 우승 이후 테일러메이드의 골프용품은 재고가 없어 팔지 못할 만큼 판매가 활발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언더아머의 간판 모델인 미국 프로농구(NBA)선수 스테판 커리와 골프 선수 조던 스피스가 대표적이다. 스테판 커리는 막 두각을 나타냈던 2013년 모델 계약 후 2015, 16년 2년 연속 시즌 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조던 스피스와는 햇병아리 시절인 2013년 1월 후원 계약을 맺었고 2015년 미국 프로골프(PGA)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대박을 쳤다. 언더아머 임다정 매니저는 “같이 성장해 나간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줄 수 있고 젊은 브랜드라는 스토리를 입히기 좋다”고 말했다.
경희대 스포츠 경영학 김도균 교수는 “유망주를 발굴해 눈에 띄는 결과를 냈을 때 오랫동안 뒤에서 후원하고 투자한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해 대중들이 진정성을 느끼고 호감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 자체가 감동적인 스토리가 되는 데다 갑자기 등장한 스포츠 스타로 인해 신선한 이미지까지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페더러가 핑크 운동화 신은 이유…치열한 스포츠마케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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