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눈 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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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은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2-05 09:21 조회1,7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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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소/ 캐나다 한국문협 자문위원
한바탕 폭설이 내린 뒤
나무는 힘 빠진 잎잎이
투명한 꽃을 물고 있었다
꿈길이었을까
차고 습한 기운 속으로 자꾸
몸은 깊어지고 있었고
각혈 되지 않은 응어리는 점점
목젖에 단단히 달라붙었다
깊이 묻어 농익은 마음
속 그리움처럼 물결치는
세찬 눈발에 길을 잃고
오래도록 서 있었다
꿈길이었을까
누군가 먼 길 오는 소리
가까워지다 돌아서는 발소리는
눈바람 속에 묻히지 않고
다시 떠나지도 않았다
부신 눈빛에 흔들리던 거리등이
둥둥 유등처럼 사라질 때
희미하게 눈을 뜬 달빛이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눈꽃 핀 잎 사이 사이마다
나무는, 곰삭은 옛사랑 그 서늘한
기억을 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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