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자비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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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혜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8-25 12:06 조회1,28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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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미생물의 침공
시간은 멈춰
모든 것 한순간 정지되고
지구별은 시체 타는 냄새와 연기로
소름 끼치는 지옥입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주검은
오늘 밤 누군가를 겨누고
두려움과 절망에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한 채
사람은 사람을 의심하며 공포로 시들어 갑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총칼 없는 새로운 전쟁 앞에서도
어김없이 열심히 노략질해대는
연약한 실존은 여전히 아우성칠 뿐
누구는 죽어가고
남은 자는 여전히 배를 채웁니다
끝날 것 같지 않을 차가운 겨울은 물러가
어김없이 돋아나는 새싹
이파리를 피우며
생명은 잉태되고 태어나
소리 없는 봄이 내려앉습니다
봄 처녀같이 순응하며
꼭꼭 숨겨놓은 무례함과 무정함 내려놓고
이젠 두 손 들어 항복하며
흰 수건 바치렵니다
둥 둥 둥
누군가 자비의 종을 기억하여 두드립니다
자비의 빛 내려 주소서
눈물 머금은 눈이 마주쳤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와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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