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아무 일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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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영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1-17 10:56 조회40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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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영인 (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협회 회원)
검붉게 변하여
빛과 함께 번쩍이는
그 밤이 지나면
맑은 하늘 가리워졌을 뿐
무엇을 그리고 울림이 있어도
걷힌 하늘은
파아란 하늘일 뿐
마른 곳 갈라져 있는
장화 속의 발이 나와
맨발로 갯벌을 걸어도
작은 돌들이 간지럽게 해도
밟고 밟아 반지르르한 길
쿵쿵거리며 걷는다 해도
다 받쳐주리라
발이 닿는 그 넓은 곳
숨 쉬는 그대로
쌓아진 것 많아
흔들어 내보내야 할 땐
푸른빛이 시작한다 하면
비취색 물결이 깊이
안으로 빛을 쏘아
은빛 작은 물방울 내려
물 위에 걸려 있는 것들
초록색 바닷물이
단숨에 해안가로 보낸다
큰 물살 일으키다 잠잠해도
바다 안에 있었을 뿐
바다는 그대로 바다
산들거리다 타는 연기도 데려와
짓궂게 한동안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곳
휘저어 놓고는
작은 바람도 몰고 가면서
어느새 나뭇가지 흔들어 놓고
몰아치다 잠잠해졌을 뿐
그렇게 허공엔 아무일도 없었다
먼 곳 지금 여기도
모든 것 변해 찾지 못할지라도
그대로 있는 것은
여여하게 있을 뿐이다
이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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