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밴쿠버 문학] 낙엽과의 조우(遭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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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철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12-07 08:29 조회83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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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낙엽이 일어선다
다 내어주고 길바닥까지 밀려난 것들이
헤진 손으로 땅 짚고 일어선다
더러는 바람에 들려 푸르렀던 그 자리
기웃거리기도 하지만
마지막 여정 서둘러 끝내려는 듯
휘청거리며 저문 강가를 찾는다
물속 깊은 품에 마른 가슴 눕힌다
살다보면 우리도 그럴 때가 있다
무릎 짚고 끙끙 일어나 남은 길
서두르고 싶을 때가 있다
한 줌 뼛가루로 뿌려져
세월 강 깊은 적막 속에 잠들고 싶을 때가 있다
떠나는 계절의 푸석한 뒷모습과
껍데기처럼 너덜한 남은 길
저문 하늘가에서 튼 살 서로 부벼주며 조우(遭遇)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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