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캐나다 한 중간에서] 무당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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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문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2-07 09:52 조회1,38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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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영
옛날에 우리동네엔 무당집이 있었다.
나무 대문를 열면 삐끄덕 소리가 났는데
나는 그 문을 아무도 없을 때
항상 빠끔히 열어 본 기억이 있다.
문 틈 사이를 보면
마당에 한아름
햇살이 앉아 졸고 있었다.
풀 포기 하나 없었던 마당이었다.
굿을 할 때는
파랗고 빨간 유채색이 모여
사람이 득실 되었는데
굿이 없을 때는
돌맹이만 굴러다니는
인기척 조차 없었던 곳.
그 사이의 몽연한 술픔이
뭉게 뭉게 피어 올랐다는 생각이
난다.
찬연한 유채색과
공허하기 까지한 잔잔한 햇살의
마당
난 그 때 부터 무당이 주는
아련한 슬픔 같은 것을
그 마당안에서 발견 하였는 지 모르겠다.
아지랑이 처럼 잡히지 않은
혼란한 춤과 햇살 가지런한 마당
나무 대문을 여는 순간
삐끄덕 거리는 소리,
어우러져 내 어렸을적 동네
무당 옷 처럼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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