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캐나다 한 중간에서 ] 봄 볕에서의 도망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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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문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4-11 09:10 조회2,0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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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영
우체부는 벨을 세 번 울린다.
나는 한 번 잽싸게 밸을 울리고 화들짝 도망갔다
벨 ,유비링?, 이 처음 나왔을 때
어렸을 적 좀 산다는 집에 유비링이 있었다
벨을 눌르고 싶었을까
눌르고 도망을 가고 싶었을까
우리 동네 골목어귀에는
나무 대문이 항상 처연하게
햇빛을 받아 내는 대문이 있었다
그 집에는 아는 언니가 착하게 살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밸이 있어
벨을 누르고 도망을 치기 일쑤 였다
누가 나오는 소리와 함께 누구세요
라는 잔뜩 물음이 담겨있는 목소리가 들리면
얼른 그 집앞 지나 어귀 골목으로 들어가
숨는다
그 두근 거림이 묘하게도 즐기는 놀이 였음을
그 땐 몰랐었다
한 번은 벨을 누르고 누군가가 나오는 인기척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집 총각 아저씨가 인기척 없이
문을 확 열었다
깜짝 놀라 재 빨리 골목어귀 로 숨었는데
그 아저씨 내 뒷 그림자를 분명 보았을 텐데
암말 안 하고 문을 그냥 닫더라..
아마 그랬을 것이다
햇살은 몹시 나무 대문을
비추었을 것이고 아저씨는 런닝구 차림에
얼굴을 비비며 나오다
뒷 그림자를 들킨 나의
유색의 신발은 화창하게 뛰어
어느 유령인양 골목어귀 로
숨어 드는 묘한 분위기를 감지 했을 것이다
그것이 묘하게도 어린 날 선무당을 만난 것처럼
봄이 나의 도망 행각을 눈 감아 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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