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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한 여름날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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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6-05 11:26 조회1,3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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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b5d5d7142b1d0da78c1aa9e812a17cc_1559759184_3769.png박병호

(사)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아빠, 오늘은 산수 책 보고 놀면 안 돼요?” “어제도 종일 수학 귀신 문제를 잔뜩 풀었잖아.” “그 귀신은 문제집이 아니에요, 어제 그 책에서 원리를 깨달았으니 오늘은 전과 책의 문제를 풀어야겠어요.” “그래도 우리 민태가 방학 시작하자마자 내리 사흘을 햇빛 한번 못 봤어. 오늘은 바람도 쐬고 꽃들과도 대화 좀 나눠라. 너를 기다리며 저 맨드라미도 이틀 내내 고개를 푹 떨구고 있지 않니?”

 

아빠는 민태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4학년 전과 책을 등 뒤로 감추며 한손으로 민태의 손을 끌었어요. “다른 아이들도 생각해야지, 민태가 수학을 너무 앞서나가면 나머지 아이들은 머리를 쥐어짜아야 해. 온종일 밖에도 못 나오고 응달에서 열심히 공부만 해야 한단다.” 민태는 아빠 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다른 아이들을 생각해서 내가 좋아하는 산수책을 안 보면 나는 뭐 해요? 나무타기 할 땐 창호가 나보다 몇 배나 빨라요. 다람쥐가 나는 것 같다고요.”

 

아빠는 못 들은 척 햇볕에 탄 얼굴 사진이 대문짝만한 표지의 세계여행기를 꺼내 보이며 물었어요. “민태야, 이 아저씨가 안 가본 나라가 없어. 세상은 수학책에만 쓰여있는 게 아니란다. 놀이 대상도 친구들만 있는 게 아니고, 꽃들과 새들과 나무들도 민태를 기다리고 있지. 세상에 넓고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이 아저씨가 더 가봐야 할 나라가 모두 몇 나라나 남았을까?”

 

민태는 세계여행기 책에 장식된 사진들을 눈이 휘둥그레 펼쳐보며 되 물었어요. “이 책은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편인데요?” 아빠가 여행기를 훔쳐보며 답했어요. “그렇구나! 그럼 60여개 국가 중 몇 나라나 남았을까 생각해 보렴.” 민태가 사진을 가리키며 물었어요. “이 아저씨는 탐험가예요?” 아빠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대답했어요. “여행가, 아니 지리학자구나. 탐험가는 돌아다니면서 산이나 강이나 들을 세고 다니거나 남들이 가보지 않는 곳에 가서 첫발을 내디뎌 발 도장을 찍힌 경험을 하고 오지.”

 

민태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아빠에게 물었어요. “그럼, 지리학자는 탐험가의 탐험이 끝난 후 세상에 등장하겠네요?” 아빠가 민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어요. “그렇겠구나. 학자는 과거의 경험들을 갖고 미래를 내다봐야 하니까.” 궁금증이 생기면 끝도 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민태가 이어 물었어요. “그럼 이 아저씨는 안에서 연구나 하지 왜 직접 경험하러 밖으로 나다니는 거예요?” 아빠가 민태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어요. “아마도 탐험가가 믿을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살펴보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탐험가가 되어 직접 경험으로 연구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했을 거야.”

 

두 손으로 아빠의 손을 잡고 민태가 말했어요. “탐험가가 거짓말을 하면 지리학자의 책이 엉터리가 될 것이니까.” 아빠가 민태의 튀어나온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거짓이 신무기를 타고 쉽게 전파되는 세상에서는 모든 지리학자가 탐험가가 되어야 할 거야.” 한번 물으면 최후의 답을 얻지 않고는 못 견뎌 하는 민태가 질문도 이어가지 않고, 꼼작도 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탐험가이자 지리학자가 앞으로도 가야 할 나라가 몇개국인지 궁금해서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어요.

 

민태를 물끄러미 보던 아빠가 여행기 책을 앞쪽으로 넘겼어요. “아직은 서문을 못 보았구나. 함께 읽어 볼까?” 민태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빠는 서문 마지막 부분을 가리키며 다음 편에 쓰일 아직 안 가본 곳들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그린란드, 태즈매니아, 스발바르섬, 크리스마스섬, 포클랜드섬, 배핀섬, 세이셸… 모두 섬들이네.” 민태가 두손을 번쩍 들어 외쳤어요. “일곱 나라다.” 아빠가 미소 띠며 말했어요. “먼저 지구 북쪽과 남쪽으로 나눠보자. 우리가 탐험가로 나설 경우 어디부터 가서 어디로 와야 하나 생각하면서.”

 

수수께끼도 먼저 맞추기를 좋아하는 민태가 흥분하며 말했어요. “크리스마스섬은 인도네시아에 가깝지만, 호주 땅이이고 이쁜 홍게가 많아요. 커다란 상어가 많은 그린란드는 덴마크, 스발바르섬은 북극 흰곰이 많이 사는 노르웨이예요.” 아빠가 민태를 껴안으며 말했어요. “우리 민태 언제 누구한테 배운 거야?” 신난 민태가 대답했어요. “수학 이야기책들 속에 나오는 동물들에서 알았어요. 나머지 섬들은 몰라요.” 집안에 들어가 지구본을 꺼내 온 아빠가 천천히 지구를 돌리며 말했어요. “여기 남극과 호주 사이 태즈매니아는 못생긴 태즈매니아 데빌의 땅, 포클랜드섬은 아르헨티나, 배핀섬은 캐나다 원주민들의 땅, 세이셀은 열대식물의 전시장.” 민태가 실망한듯이 말했다. “호주, 캐나다, 세이셸, 아르헨티나, 덴마크, 노르웨이 여섯 나라네.” 지고는 못 사는 민태에게 아빠가 말했어요. “나라 수는 틀렸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동물들을 잘 알고 있었으니 백점!”

 

뾰로통해진 민태가 맨드라미 꽃밭으로 아빠의 소매를 끌며 제안했어요. “백점 싫어요, 나는 1개 틀린 것이 맞아요. 이제 식물로 문제 풀이 해요.” 아빠가 신발을 끌며 따라가 맨드라미 앞에 섰어요. “이 맨드라미 꽃이 수탉의 볏을 닮았어? 아니면 암탉의 볏을 닮았어?” 종종 잘난체하기를 좋아하는 민태가 거드름 피우며 답했어요. “암탉이 벼슬이 어디있어요? 수탉 볏 같아서 맨드라미지. 너무 쉬운 것 말고 어려운 것으로 물어요.” 민태를 뒤따르며 마당 옆 대밭 앞에서 아빠가 질문했어요. “대나무는 60년에서 12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 그런데 이 대나무는 3대를 걸치며 꽃을 피운다고 구전되어오고 있다. 증조할아버지 돌아가실 때 일제히 꽃을 피웠다고 전해진다. 그럼 앞으로 몇 년 후에 꽃을 피울까?”

 

민태가 오른손을 번쩍 들어 말했어요. “질문 있어요, 구전이 뭐예요?” “응 입으로 내려오는 말이지.” “또 있어요, 1세대는 몇 년이에요?” “지금은 느려지고 있지만 할아버지 대에는 25년 정도였지.” “마지막 질문, 증조할아버지 제삿날이 언제예요?” 아빠가 손가락을 꼽으며 계산해 답했어요. “웃 어른이니까 제삿날보다 기고 일이 낫겠다. 그러니까 그 해가 6.25 끝나고 6년 후니까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이네.” 학교에서 산수 귀신으로 불리는 민태가 또 손을 번쩍 들어 말했어요. “75-60=15, 15년 후 2034년입니다.”

 

아빠가 말했어요. “수학 귀신힌테는 너무 쉬우니까 다른 문제로 하자. 대나무는 수십 년 동안 피어나지 않던 꽃을 어느 한 그루의 대나무가 피우기 시작하면 주변의 대나무가 일제히 함께 피운다. 왜 그럴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민태가 답했어요.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답이 맞는지 안 맞는지 설명도 없이 아빠의 질문이 이어졌어요. “꽃이 피었다 지면 새로 돋아난 나무나 오래된 나무나 모든 대나무가 함께 말라 죽는다. 왜 그럴까?” “자식들이 아빠 엄마가 없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으니까.” 대답 끝에 아빠가 되물었어요.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고?”

 

민태가 답했어요. “갓 태어난 나무들은 슬픔을 몰라요. 그러나 아이들도 엄마 아빠가 죽을 때 함께 따라 죽을 줄은 알아요.” 아빠가 웃으며 말했어요. “우리 민태 어른처럼 해석도 잘하는구나. 정답은 꽃이 댓잎이 나야 할 자리에 피었기 때문이란다.” 궁금증이 더해진 민태가 물었어요. “아무리 그렇다고 그 자리 때문에 모두가 함께 죽는다고요?” 아빠가 답했어요. 동물이나 식물이 자식을 낳거나 꽃을 피우려면 영양분이 많이 필요하단다. 잎이 충분히 햇빛을 받아야 영양분을 많이 만들어 꽃에 양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데 잎이 있어야 할 그 자리에 꽃을 피우니까 영양결핍이 생기는 거야.”

 

호기심이 더 강해진 민태가 물었어요. “지리학자는 탐험가가 되어 동시에 두가지 일을 할 수 있는데 식물은 잎이 되었다가 꽃이 되었다가 할 수 없어요?” 아빠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어요. “아빠도 식물학자가 아니라 추측 할 뿐이지만 아마도 대나무가 몸속에 저장해두었던 양분 모두로 꽃을 피우지 말고 진액을 조금만 남겨두고 피운다면, 꽃이 진후 그 남은 양분으로 잎을 피워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싶구나.” 민태가 손뼉을 치며 소리쳤다. “맞아요. 그거예요. 대나무가 몸통도 머리도 비어있어요. 꽃이 지고 난 뒤를 생각하지 못하는 거예요. 모든 저축을 꽃을 피우기 위해 다 써버리고는 그 자리에 다시 잎을 피우지 못하는 거예요.”

 

아빠가 야구 우승팀 선수들이 감독을 행가래 치듯 민태를 번쩍 들어 올리며 소리쳤어요. “우리 민태 만점! 그래 우린 아무리 멋져 보이는 그 무엇을 위해서도 모든 진액을 한 곳에 다 쓰지는 말자꾸나.” 신이 난 민태가 아빠의 넓은 가슴에 안기며 말했어요. “우리 아빠는 재미있는 선생님! ” 아빠가 큰 손으로 민태의 이마를 아래서 위로 올리며 말했어요. “그래, 오늘은 이것으로 끝내고 다음에 또 하자꾸나.” 아빠는 들판의 할머니와 엄마를 도우려고 대문 밖으로 나갔어요. 혼자 남은 민태는 마당 안을 찬찬히 훑어보았어요. 햇빛을 피하려 닭들이 어딘가 숨어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러다 외양간 여물통 위에 앉은 암탉을 보게 되었어요. 암탉 밑에는 계란들이 삐죽 얼굴을 내밀고 있었어요. 민태는 암탉이 놀라지 않게 살금살금 다가가 나지막이 물었어요. “네 남편은 어디 갔니?” 암탉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알 훔쳐 갈까 봐 몸을 잔뜩 사릴 뿐이었어요.

 

민태는 눈을 부릅뜨고 낮은 소리를 질렀어요. “수탉은 어디 갔냐니까!” 그때서야 암탉이 민태를 쳐다보며 눈을 굴리며 말했어요. “궁금해?” 민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어요. “수탉이 어디 갔는지 알아?” “데려다주고 싶지만 나는 내 새끼들을 온 힘을 다해 부화시켜야 해. 대나무 숲에 가봐” “좋아!” 암탉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민태가 대밭으로 달려갔어요. 밥 칡을 하나 발견하고는 힘껏 뽑아 올렸어요. 그러자 커다란 구멍이 뚫렸어요. 구멍 밑에는 징그러운 수 많은 발들이 기어가는 모양의 지네가 드글거리고 있었어요. 사방으로 길이 뚫린 구멍이었는데 눈앞에 수탉이 나타났어요.

 

구멍 한가운데 동그란 곳이 빨간 머리 검은 몸통의 지네의 집이었고 오래된 늙은 감나무 뿌리 하나가 구멍 가장자리에 와 닿아 있었어요. 마치 연못가의 커다란 나무뿌리 같았어요. 민태는 수탉이 도망가지 않게 살금살금 다가가 말을 걸었어요. “네가 맨드라미 벼슬 수탉이구나? 너희 암탉은 새끼를 부화시키느라 진을 빼고 있는데 너는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니 지네들 곁에서?” 수탉이 말없이 동그란 눈을 치켜올리며 감나무 위를 올려다보았어요. 검은닭 한 마리가 가지위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다 민태를 보고 말을 시작했어요. “민태, 이곳에 온 걸 환영한다. 나는 이 지네들의 주인이다. 너는 사람이라 못생긴 동물은 먹지 않을 것으로 안다.”

 

민태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어요. “넌 여기서 지네만 먹고사니?” “그래 나는 어릴 때부터 지네만 먹어서 이름부터 지네닭이고 저것들 없으면 살 수 없다. 그런데 저 맨드라미 수탉이 내 먹이를 가로채고 나를 얼씬도 못 하게 하는구나.” 민태가 말했다. “너는 자식이 몇 명이냐?” 지네닭이 답했어요. “지네만 먹는 나를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 결혼 해 본적도 없다.” 민태가 맨드라미 수탉에게 물었어요. “저 검은색 바탕에 갈색 무늬 지네닭이 네가 지네를 빼앗아갔다고 하는데.” 수탉이 대답했다. “내 암탉이 내 자식들을 부화시킬 동안만 지네를 차지하겠다고 하는데 자기는 한 끼도 지네를 못 먹고는 살 수 없다고 하며 감나무에 앉아 방해하고 있어.”

 

민태가 두 수탉에게 제안했어요. “너희가 서로를 믿지 못해 모 아니면 도인데 내가 제안하겠다. 맨드라미 수탉에게는 새로 태어날 병아리까지 9명의 가족이 있다. 그리고 지네닭은 1명이고. 너 지네닭은 하루에 몇 마리 먹어야 살 수 있니?” 지네닭이 대답했어요. “나는 하루에 여섯 마리는 먹어야 살 수 있어.” 그때 맨드라미 닭이 끼어들어 말했어요. “거짓말 하지마 아무리 큰 닭도 지네를 하루에 3마리 이상은 먹을 수 없어 그 이상 먹으면 독때문에 피똥을 싸게 된다고.”

 

민태가 지네닭에게 말했다. “그래 많이 먹고 피똥 싸는 것도 그렇지만 지네가 새로 태어나는 숫자보다 잡아 먹히는 숫자가 많으면 언젠가는 네 수명대로 살지 못하고 빨리 죽게 될거다.” 지네 닭이 말했어요. “나는 다른 닭들과 달라. 피똥 싸지 않아. 그리고 지네가 사라지면 나도 더 살고 싶지 않으니 지네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 민태가 말했어요. “너만 닭이냐 맨드라미네 가족도 생각해야지. 좋아 그럼 정정당당하게 둘이 결투할래?”

 

지네닭이 물었다. “어떻게 하는데?” 민태가 답했다. “너희 둘이 상대가 죽을 때까지 싸워서 승리자가 지네를 다 가질 권리를 갖고 동시에 맨드라미 가족 전체를 먹여 살릴 의무를 진다. 알았지?” 맨드라미 수탉이 호응했다. “그래 좋아. 그게 좋겠어.” 그러자 지네닭이 말했다. “싫어, 나는 정정당당한 결투로는 저 무시무시한 맨드라미 벼슬을 이길 수 없어.” 민태가 말했다. “그럼, 어떤 결투를 좋아하니?” 지네닭이 답했다. 발 톱 뒤에 칼을 달고 하는 닭싸움을 하면 단박에 내가 맨드라미 수탉을 이길 수 있어. 내가 칼 싸움은 요령이 있거든.”

 

민태가 조용히 호통을 쳤어요. “너 지네, 사나이 수탉이 요령으로 싸워 이기려고 했어? 너는 생각 자체부터 졌어. 이건 게임도 하기 전에 맨드라미 수탉의 판정승이야. 이제 내가 지금 제안하는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둘 중 누구든 우리 마당과 대밭에서 퇴출할 거야.” 두 수탉이 동시에 말했다. “뭔데?” 민태가 제안했다. “지네가 계속 모든 닭이 필요할 영양식이 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숫자를 정해 먹는다. 그 숫자는 지네닭은 하루 3마리. 맨드라미 수탉과 그 가족은 하루 7마리. 만약 지네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가게 될 경우에는 다른 음식도 잘 먹는 맨드라미 수탉 가족은 암탉이 새끼를 부화시키지 않는 기간에는 지네를 일절 먹지 않는다.”

 

구경 나온 닭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 맨드라미와 지네 둘 다 살았다!” 맨드라미 수탉이 가족들을 불렀어요. 지네닭도 나무 위에 집 짓고 사는 새들을 불렀어요. 민태는 아빠와 엄마, 할머니를 불렀어요. 온갖 동물이 대나무 숲에 새로 생긴 동그란 구멍으로 모여들었어요. 맨드라미네 암탉은 갓 태어난 일곱 마리 병아리와 줄을 지어 왔어요. 지네닭의 부름을 받은 새들이 사방에서 날아와 춤추는 감나무 가지 위에 빼곡히 앉아 노래했어요. 지네들도 나무뿌리에 숨어들지 않고 동그란 구멍과 감나무 뿌리 사이를 바글바글 기어 다니며 놀았어요.

 

아빠가 엄마와 민태의 손을 잡아 양손으로 지켜 올리며 만세를 불렀어요. “민태 만세, 실천하는 민태 최고!! 공학자이면서 수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지? 아마 엔지니어링 수학의 권좌에 오르게 될거야.” 두 수탉도 양쪽 날개를 치켜들며 소리쳤어요. “만세, 우리도 함께 놀자. 고마워 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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