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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화(禍)가 변하여 복(福)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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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의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7-02 08:47 조회1,3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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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783364_IobcH6JQ_d7336889b272ca6caa71d4b38b56d895b0bb3fb3.jpg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하게 되는데 대부분 주어진 환경에서 평상시 일정에 따라 살아가기에 별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때로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던 일로 정상 생활 패턴이 불가능해져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 6.25를 맞아 이산가족이 되어 아버지와 형과 떨어져 어머니, 누나, 동생들과 이북에서 고생하면서 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3년 동안 떨어져 살다가 월남하여 아버지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어머니 뒤로 숨었던 기억도 있다. 6.25사변은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나 분명 평상 사건이 아니다. 좀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만일 6.25가 없었다면 나는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생각해 보니 아찔한 생각이 든다.


    인생은 화와 복이 교차하는 여행이라고 한다. 어떤 화복을 어느 때 어디서 만나게 될지 전혀 알 길이 없다. 다만 모든 사람이 화를 면하기 소망하고, 복을 받기 원하며, 그러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재물을 드려 열심을 낸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사자성어 중 전화위복(轉禍爲福)이나 새옹지마(塞翁之馬)는 이러한 삶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성경에도 전도자 말씀에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전도서 7:14)라고 했다.


    매년 크리스마스날과 새해 첫날에는 아들네 식구가 우리 집에 와서 선물 교환하며, 세배하면서 하루를 같이 지낸다. 손주들이 오기에 집 현관으로 들어오는 문 양쪽의 나무에 각색 크리스마스 전등으로 장식하고, 거실에도 조그마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한다. 


   밴쿠버 기후는 기본적으로 건기(5월 - 9월)와 우기(10월 – 4월)로 나누어져 있다. 건기는 청명한 하늘에 온도는 낮지도 높지도 않고 모기가 거의 없다.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천당의 다음인 999당이라는 평을 받는 이유다. 너무 건조해서 잔디에 물 주는 것을 통제하고 대부분의 잔디가 누렇다.  우기는 거의 매일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해서 어느 해에는 40일간 해를 못 본 일이 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이 아니고 부슬부슬 내려서 우산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고, 잔디는 파랗게 자라고 있다. 주위의 높은 산 위에서는 스키도 타지만, 일 년에 눈은 두서너 번 내리지만 곧 녹아버린다. 나무들이 너무 잘 자라서 한 해만 전지를 안 하면 집을 가려 번지 패가 길에서 보이지 않게 된다. 나무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려면 전지를 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전지를 위한 전기 톱과 전기트리머 (Electric Trimmer)는 집을 가진 가정에는 필수품이다.


   나무를 자르는 작업은 전기 톱을 사용하여 쉽게 해낼 수 있다. 전지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다리가 있어야 하고 완력이 요구된다. 심한 허리 협착증이 있는 나에게는 보통 일이 아니다. 심한 협착증이라는 판명을 받은 것은 7년 전이다. 당시 전문의는 고통을 완화하는 방법은 주사를 맞거나 수술을 하는 것인데, 25% 정도의 환자는 운동해서 근육을 단련해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처음 수년간에는 수영장에서 걸었지만, 고통이 차차로 완화되어 최근에는 매일 10,000보 이상 걷을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은 걷는 자세가 15도 정도 구부러져 있다고 한다. 고통을 덜기 위해서 허리를 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불편한 몸이지만 사다리 위에서 전지하는 중 손을 무리하게 뻗다가 허리에 예리한 고통이 일어나 주저앉을 정도였다. 일을 중단하고 집으로 걸어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이제는 못 걷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오른쪽 다리 부분에 고통이 있어 걷기가 불편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심한 고통이 허리 윗부분으로 옮겼고 손으로 눌러 보면 아픈 부분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다. 통증에 유효하다 하여 한국 방문 때 사 놓은 파스가 있었지만 한 번도 써 본 일은 없었다. 통증이 심하여 파스를 여러 군데 부치고 뜨거운 전기 패드로 찜질을 하며 며칠을 지냈다. 통증 부위가 옮겨지는 대로 파스를 부치고 가볍게 제자리걸음으로 운동하니 고통이 서서히 완화되었다. 11일이 지난 후 허리 부분의 통증만이 아니고 다리 통증도 사라져 똑바로 서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혹시 일시적인 현상 아닌가 의심되어 집사람에게는 말하지 않고 이틀 동안 10,000보 걷기를 했다. 나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이 없었다. 이 사실을 집사람에게 알리니 내 자세가 바로 되었다고 동감했다.


   이 일을 당하면서 내가 전지를 않고 그대로 지냈다면 지금도 구부정한 자세에 다리의 고통을 안고 지내리라. 전지하다 다쳐서 상당한 걱정을 했지만, 그 일로 인해서 고통이 사라지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화가 변하여 복이 되니 생각을 하게 된다. 전문의는 다리 고통 원인은 다리로 내려오는 신경이 등골 협착으로 인해 눌려 있기 때문이라 했다. 협착되어 있던 부분이 외부의 갑작스러운 충격에 의해 재조정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앞으로도 또 재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사람은 앞으로 정원 일은 하지 말라고 한다. 명령에 복종해야 할 것 같다. 70 중반인 내 나이에 똑바로 서서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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