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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캐나다에서 쓰는 일기] 사막이 아름다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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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제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1-01 06:11 조회1,5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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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략> 

 

그는 지쳐  있었다. 그는 앉았다. 나도 그의 곁에 앉았다. 그러자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별들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한 송이 꽃 때문에…..”

 

나는 “그렇지.” 하고 대답하고는 말없이 달빛 아래서 주름처럼 펼쳐져 있는 모래 둔덕들을 바라보았다.

 

“사막은 아름다워,” 그가 다시 말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언제나 사막을 사랑해 왔다. 사막에서는 모래 둔덕 위에 앉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인가 침묵 속에서 빛나는 것이 있는 것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  생텍쥐베리, <어린 왕자> 중에서

                          

# 2

 

   오랜 만에 내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책 ‘어린왕자’를 꺼내 읽었다.

 이 책은 내가 2001년도 11월에 나의 아내 생일 선물로 준 책이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올 때 가지고 온 뒤 한번도 읽어 보지 못했는데 11월이 되니 문득 생각이 나 다시 꺼내어 읽게 되었다. 

   

# 3

 

아내와 결혼하기 직전에 맞이한 2001년 11월 아내의 생일날에 나는 아내에게 4가지 선물을 건네 주었다.

 

1. 책 (어린 왕자) 

2. 음악 CD ( 플라시도 도밍고, A love until the end of time 라는 노래가 들어 있는 CD. 지난 여름 밴쿠버 갈 때 차를 안에서 실로 오랜만에 들었는데 여전히 감동적이었다.) 

 

3. 작은 꽃 한 다발, 그리고…. 

 

4. 돈 약간 넣은 은행 통장.    

    

결혼 뒤에 평생 함께 하면서 아내와 같이 1. 지식(공부), 2. 문화 예술(음악, 미술과 같은), 3. 자연(여행)을 공유하고, 4. 부지런히 일하면서 돈을 모아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게 살고 싶은 마음에서 건네 준 선물들이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의미 있는 선물을 아내에게 건네 준 것 같다.

 

 # 4

 

20여 년을 함께 살면서 우리는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위에 말한 4가지를 소박하게 나마 공감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 일수록 더 많이 기도했고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려 애썼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고 있는 거 같아 늘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특히 캐나다 와서는 더욱 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캐나다에 처음 와서 뜻하지 않게 난생 처음 겪는 일도 발생하여 많이 힘들고 당황했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더 열심히 수련에 매진하여 이제는 더 큰 평화와 행복이 우리에게 다가온 것도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뜻하지 않게 어려운 일들이 엄습해 오기도 하지만 계속 기도하고 마음을 단련한 덕분에 이제는 왠만한 일에는 신경 안 쓰고 가볍게 넘겨 버릴 수 있는 큰 힘이 생겼다. 

 

올 초에는 코로나가 유행하여 불안함과 두려움에 흔들리기도 하였지만 이 위기 또한 슬기롭게 잘 대처해 나가고 있어 이제는 오히려 작년보다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진 거 같다. 

 

힘들고 지칠 때일수록 ‘위기는 기회(전화위복)’라는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다.    

 

힘든 역경을 꿋꿋하게 모두 이겨내고 의연하게 살아가고 있는 아내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5

 

캐나다에 온 지 벌써 2년 반이 되었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

코로나 때문에 영주권 진행이 지연되고 있어 답답한 마음도 있지만 나는 오늘 하루하루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갈 것이다.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한 느림의 미학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느긋한 마음으로 직장에서도 일하니 한결 몸도 안 아프고 일이 쉬워졌다. 그 동안 다른 직장 동료에 비해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 같다. ㅎㅎ 

앞으로도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느긋하고 평안하게 일을 할 생각이다.)

 

# 6

 

나이가 50이 넘어 꿈을 찾아 이주한 새로운 땅 캐나다…. 

 

캐나다에도 아름다운 샘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아내와 나는 그 샘을 계속 찾을 것이고 언젠가 우리는 그 샘에 도착할 것이다.

 

 그 샘물을 한 컵 떠서 그동안 수고했다고, 너무나 잘 살아왔다고 우리는 서로에게 권하며 미소 지을 것이다.

 

PS: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 11월…. 

 

아내의 생일이 있는 11월….

 

      아내에게 다시 한번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모든 걸 이겨내 줘서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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