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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인생 드라마 (人生 & 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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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1-18 07:58 조회8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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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출근길 이어폰으로 내가 즐겨 듣는 음악은 드라마에 나오는 노래들이다. 주로 지금 즐겨 보고 있는 드라마의 OST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의 약자)로 내 귀를 즐겁게 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장면들이 떠오르고, 은근히 중독성을 있게 계속 맴도는 멜로디가 귀에서 떠나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드라마를 보는 시간도 늘어났다. 넷플릭스 (NETFLIX)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 되면서 예전처럼 공중파로 일정시간에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시간에 언제든지 한꺼번에 몰아서 볼 수도 있다. 요즘엔 스토리나 이야기 소재가 다양하고, 재미있고, 상상을 초월한 이야기 전개에 몰입해서 시청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한국 드라마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등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제작된 드라마를 온라인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세상이 정말 좁고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드라마 같은 경우엔 한 명의 작가가 아니라 여러 명의 전문 작가가 쓰는 스토리라 한 회 한 회가 긴박하고 아주 잘 짜여진 플롯으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물론 다음 시즌으로 계속 제작이 이어질 수 있는지 결정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어떤 영어강사는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영어 공부하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연속적으로 정주행 시청을 하고 나면, 나중에 기억에 남는 건 스토리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대놓고 욕을 하면서도 본다는 막장드라마도 있고,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꼭 봐야 된다고 추천하는 명품드라마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보고 나서 마음이 따스하게 긴 여운으로 남아 있는 드라마다. 주인공이 현재는 힘들고, 고생하지만 꿋꿋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이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남들이 알면 웃을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의 변화가 있기도 하겠지만, 그 상황과 장면에 몰입이 되어 감정을 자극한다. 특히, 드라마 속 대사 한 마디가 마음 한 구석을 후비며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느낀 감정은 고스란히 내게도 전달된다. 최근 본 드라마에선 어릴 적 힘든 시기에 도와준 할머니가 소년에게 성공하면 찾아오지 않아도 되는데 힘들고 어려울 때 찾으라고 하는 대목에서 할머니의 마음과 소년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이처럼 대사로부터 감정과 그 인물의 특성을 파악할 수가 있다.

    한 번은 드라마 속 대사를 두고, 딸 아이가 도대체 말이 앞뒤가 안 맞는다고, 말이 되는 거냐고 물어왔다. 

   “사랑해, 우리 그만 헤어지자.”

   대사 한 마디만 두고 보면 딸 아이의 말처럼 말이 안 되는 것이 맞는데, 드라마를 쭉 봐온 나로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주인공의 그 상황에서 실제 마음은 어떠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처럼 드라마 매니아가 또 한 분 계시다. 한국방문 때 어머니 댁에 머무를 당시, 어머니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이면 채널을 고정하신다. 아침 드라마에서부터 저녁 일일 드라마와 주말 드라마까지 시간대와 스토리를 다 파악하고 있으시다. 물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계신다. 악역으로 나오는 배우에겐 흥분해서 욕을 하시다가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주인공에겐 측은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마구 드러내시기도 한다.

 

    어릴 적에 TV에서 드라마를 본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달동네’ 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있었다. 아마 흑백 티비에서 컬러로 바뀌는 시점이었을 것이다. 제목에서처럼 집들이 언덕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서민들의 삶을 잘 나타내 주었던 드라마였다. 나오는 등장인물중에 똑순이가 유명했고,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로 기억이 난다. 그 때만 하더라도 텔레비전의 보급률이 많지 않았고, 가족들이 다 모여서 프로그램을 시청했던 시기였다. 프로그램 시작 전 화면 조정시간이 있었고, 모든 방송이 끝날 땐 애국가 노래가 나오면서 화면이 ‘지지’ 거릴 때까지 즐겨 보던 때가 생각난다. 리모컨이 없었던 시절 텔레비전 채널 스위치를 손으로 이리저리 돌려가며 움직여야 했고, 화면이 잘 나오지 않을 땐 옥외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리기도 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이처럼 텔레비전 방송이 처음 나올 때부터 드라마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엔터테이먼트가 되었다. 드라마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감동하게 한다. 

 

    나는 드라마를 즐겨 시청하고, 사랑하는 드라마 매니아다. 우리의 인생도 어쩌면 한 편의 드라마다. 내 기억에 남는 드라마 한 편처럼 지금 나도 인생 드라마 한 편을 찍고 있다. 물론 주인공은 바로 나다. 나의 삶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지나 온 삶은 편집할 수 없지만, 내 인생의 반전 아니 역전 드라마가 되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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