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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연꽃과 말더듬이의 인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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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금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1-18 13:05 조회8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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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783364_mC46w7hM_ad8c073b5ff58fbfc006d88f00dd5dbd4937cd5c.jpg최금란 (수필가)


카멀라 (Kamala)라는 이름이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당선된 카멀라 해리스의 이름이다. 카멀라의 이름은 무슨 뜻일까? 미국이나 유럽에서 그 뜻을 찾으려고 하면 쉽지 않다. 왜냐하면 카멀라는 인도에서 유래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연꽃(lotus)"을 의미한다.


카멀라 해리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어머니는 인도 남부 출신이다. 남인도는 힌디어를 사용하지 않고 타밀어를 사용하는 드라비다어족이 주류를 이룬다. 카멀라의 조부는 인도 카스트의 최상위인 브라만 출신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 고위 관리를 지냈으며, 그의 딸 사말라를 뉴델리에 유학 보내 그곳에 있는 영국계 여자 대학인 레이디어윈 대학에서 가정학을 공부했다. 당시 가정학과는 주부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사말라는 과학에 관심을 갖고 19세에 미국 버클리 대학원

에 진학해 영양학과 내분비과를 전공하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곳에서 자마이카 출신의 동갑내기 경제학과 대학원생인 도널드 해리스를 만나 1963년에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카멀라와 마야 (Maya) 두 딸을 낳은 후 카멀라가 7살 때 이혼했다. 아버지는 스탠퍼드 대학교에 교수가 되었고, 어머니는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맥길 대학교 병원의 유방암 연구소 연구원으로 취직했다. 카멀라는 몬트리올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쳤다. 처음엔 불어를 몰라서 불어 집중반에서 공부했으며, 고등학교는 몬트리올의 영어학교 웨스트먼트를 마쳤다. 캐나다가 낳은 세계적 가수 레너더 코헨이 바로 이곳 졸업생이다.


카멀라는 몬트리올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름다운 자연 환경뿐만 아니라 다민족이 어울러 사는 캐나다의 복합문화의 우수성을 경험했다. 또한 모든 국민이 의료혜택을 받고 있는 사회복지 제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다.


카멀라는 고등학교를 마친 후 혹인들이 다니는 하워드 대학교 (워싱턴 D.C.소재)에 진학했으며, 이곳에서 미국 정치의 현장을 목격했다. 그후 그녀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해스팅스 법대에서 법학을 공부하였다. 1990년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후 지방법원의 검사를 시작으로 그녀의 화려한 경력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연방 상원의원, 그리고 이번에 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49세에 동갑내기와 2014년에 결혼했다. 남편은 이미 결혼 경험이 있는 아이 둘 가진 이혼남이었다.


카멀라는 인도계 흑인 여성이라는 사회적 차별을 받았으며, 편모슬하에서 양육되었다는 것 외엔 사실 큰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리고 인종적 장벽을 극복하고 최초의 여성 미국 부통령에 당선되는 등 억세게 운 좋은 여성이다. 그녀가 앞으로 대통령이 될지는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하여 대통령에 당선된 조 바이든은 상황이 좀 다르다. 그는 1942년 펜실베이나 스크랜에서 태어났다. 부친의 사업 실패로 가정이 매우 어려웠다. 경제적 어려움을 심하게 겪었으며 결국 고향을 떠나 이웃 멜라웨어주로 이주하여 살았다. 그후 부친은 중고 자동차 딜러를 하면서 가정 형편이 좀 나아졌다.


어릴 때부터 조는 심한 말더듬이었다. 사람과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말더듬이 심했으나 거울 앞에 서서 아일랜드 시인들의 시를 암송하면서 자가 치료를 했다. 이런 피나는 노력 덕분에 대학에 들어갈 때쯤엔 어느 정도 말더듬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다.


미국 대통령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대부분 학교에서 우등생들이었다. 하지만 조는 그렇게 똑똑한 학생이 아니었다. 델라웨어 대학교에서는 총 688명 중에 506등으로 졸업했다. 평균 C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시라큐스 법대를 졸업할 때도 85명 졸업생 중에 76등을 할 정도로 늘 꼴찌였다.


학교에서는 크게 두각을 들어내지 못했지만 사회에 진출해서는 다른 어떤 졸업생들 못지않게 빠른 출세의 길을 걸었다. 1972년 그의 나이 30세에 상원의원에 당선되었다. 경험이나 선거 자금 등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그가 지닌 대인관계와 친화력으로 델라웨어 전체를 누비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했다. 델라웨어는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에 속하며, 충청북도보다도 작다.


상원의원에 당선 된 그 해, 아내와 1 살배기 딸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같이 동승한 아들 둘은 크게 중상을 입었으나 건강을 회복했다. 조의 가정은 원래 카톨릭 교회에 다녔으나 교통사고 이후 종교에 회의를 느끼고 교회에 더 이상 다니지 않았다.


이런 비극을 겪었지만 1975년 교사로 근무하던 질 트레시 제이콥스 (Jill Tracy Jacobs)를 만나 재혼했다. 그후 그는 삶에 의욕을 찾았으며, 신앙심도 회복했다고 전한다. 그는 7선의 상원의원이 되었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8년간 재임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대망의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말더듬이 꼴찌가 많은 우등생들을 제치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런 행운은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부단한 노력과 불굴의 도전 정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인도계 흑인 여성으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부통령에 당선된 카멀라 해리스와 인생의 장애와 비극을 극복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조 바이든, 이들 생애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교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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