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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로키기행수필2020-13 세계 10대 절경의 레이크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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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1-19 16:34 조회1,9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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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 Louise


로키기행수필2020


 

13 세계 10대 절경의 레이크 루이스

 

 4일차의 날이 밝았다. 대망의 레이크 루이스를 찾아가는 날이다. 뭐니 뭐니 해도 레이크 루이스는 로키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산 속으로 들어가 산 위를 걸으려는 등산객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길목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처럼 산 아래서 산을 보고 호수를 보는 탐방객에게는 역시 최고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전날보다 산불 연기가 많이 가셨지만 아직도 남아있다. 어찌 하겠는가. 보이는 만큼 보여주는 만큼만 보는 수밖에..

 레이크 루이스는 명성으로 가득한 호수이다. 죽기 전에 보아야 하는 세계 10대 절경에 들어있고, 아름다운 세계적인 10대 호수에도 들어있다. 캐나다 관광을 대표하는 명소로서 동부의 나이야가라 폭포와 함께 서부를 대표하고 있다. 무엇이 레이크 루이스를 이처럼 유명하게 만든 것일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만 느끼는 만큼 알게 된다는 말도 성립된다. 오래전에 한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레이크 루이스를 찾았다. 10분도 채 안되었는데 학생들이 버스로 돌아왔다. 의아해 하는 나에게 학생들이 말했다. ‘유명하다더니 그저 물이 고인 호수이네요. 사진 몇 방 찍고 왔네요.’ 내가 학생들에게 약 십 분간 이 호수가 왜 유명한지 설명했다. 말이 끝나자 너도나도 다시 보러가야겠다고 우르르 달려 나갔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모나리자가 어디 있느냐는 듯이 그곳을 찾아서 몰려간다. 방탄 유리 안에 들어있는 그림 앞에는 가까이 갈 수 없게 줄이 쳐져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 뒤에 선 사람은 뒤꿈치를 들어 올려 가까스로 본다. 그냥 잘 그린 그림일 뿐이다. 그러나 차근차근 전 시대로부터 그려진 다양한 그림들을 보고 난 다음에 모나리자를 보면 금방 그것이 군계일학인 줄을 깨닫게 된다. 

 

 캐슬 마운튼 살레에서 나와 보우파크웨이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른 아침의 신선한 솔향기를 느끼게 한다. 이 길은 옆에서 나란히 가는 1번 고속도로와 달리 고즈넉한 공원길이다. 자전거를 타고 숲에서 전해 오는 피톤치드(Fitontsid)를 가슴 가득히 안으며 달리고 싶은 길이다. 누군가 갑자기 외마디를 질렀다. 길가에 어린 사슴이 길을 건너려는 듯이 서 있었다. 마침내 로키에서 처음으로 야생동물과 만나는 순간이다. 아침 일찍 어디를 가려고 하나. 그것도 혼자서..

좀 거리를 두고 조용히 정차해서 보니 귀는 쫑긋하고 궁둥이는 하얀 어린 엘크다. 아직 뿔은 없고 눈치를 살피느라 얼른 길을 건너지 않는 모양이 이 근처에 살면서 찻길을 가끔 건너다닌 경험자 같았다. 서너 마리가 함께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녀석은 어디 심부름이라도 가는 길이었는지 혼자다. 천천히 도로 위를 횡단해서 걸어간다. 마치 로키의 엘크를 대표하는 모델이라도 되는 듯이 우리 앞을 행진했다.

 

 가다보면 삼거리를 만나는 데 오른 쪽은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고속도로를 지나 레이크 루이스 빌리지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크로상과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입구에 있는 햄버거 레스토랑과 주유소는 여상목씨가 운영하던 곳인데 몇 년 전 주인이 죽고 아들이 물려받았다고 한다. “캐나다 국립공원에 휘날리는 태극기”라는 자서전을 출간해서 내가 한남 위에 ‘오늘의 책’을 운영할 때 팔아 보라고 가지고 온 적이 있었다. 식당 앞에 캐나다 국기와 태극기를 매일 게양해 놓고 아침마다 올려다보면 그렇게 흐뭇할 수 없었다고 했다. 여기 와서 보면 어떻게 저런 목 좋은 곳에, 경쟁자가 더 이상 생길 수 없는 공원 안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는지 부러운 마음이 들곤 하였다. 

 

 여기서 산길을 타고 잘 포장된 아스팔트길을 올라가면 고도 1700미터 지점에 레이크 루이스가 나온다. 중간 조금 지나서 모레인 호수로 빠지는 길이 왼쪽으로 나오는 데 수시로 길을 막았다 열었다를 반복한다. 주차장이 비좁아서 들어가는 차량을 여기서부터 통제하기 때문이다.

레이크 루이스는 아름다운 호수의 표본이다. 아름다운 호수로 보이기 위해서는 레이크 루이스를 닮아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호수를 레이크 루이스와 비교해 보면 그 호수가 지닌 가장 독특한 특징이 드러나기도 하고 부족한 점이 부각되기도 한다. 그 만큼 레이크 루이스는 호수가 지녀야할 대부분의 미적 요소와 인적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땅 가운데 물이 고여 있는 곳을 호수라 하지만 물만 있다고 해서 호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크기와 넓이가 주위 풍광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아름다움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아름다울만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아름답게 보인다.

 

 1882년 톰 윌슨(Tom Wilson 1859-1943)은 로키를 탐험하던 중 멀리서 들려오는 굉음을 듣게 되어 원주민과 함께 찾아가서 오늘날의 레이크 루이스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빙하가 밀려 내려오며 절벽 끝에서 떨어지면서 울리는 소리였다. 나는 오래전 샤토 레이크 루이스 3층 로비에서 이 소리를 듣고 창문으로 내다보니 멀리 물안개처럼 퍼지며 얼음의 조각이 비산하며 천둥치듯 골짜기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광경을 목격하였다. 빅토리아 빙하의 두께는 약 80m(호텔의 높이의 두 배)로 거기서 생긴 굉음은 호텔까지 오는 데 약 20초가 걸린다고 한다. 처음에는 물 빛깔을 따라 에메랄드 호수라고 명명하였는데 나중에 당시 알버타 총독의 부인이고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공주(Caroline Alberta Louise)의 이름을 따서 레이크 루이스라고 하였다. Louise는 남자의 경우에는 루이스로 발음하고, 여자의 경우에는 루이즈라고 발음한다고 한다. 호텔 서점 주인에게 물어보니 웃으면서 루이즈가 맞다고 한다. 그러나 어찌하랴. 원음과 틀리는 발음이 이뿐이던가. 모두가 그렇게 말하면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월슨은 소리가 난 곳을 찾아가서 이 호수를 처음 보았을 것이다. 첫 소감이 기록에 남아있지는 않으나 충격적인 호수색과 주위 풍광에 완전히 압도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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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 루이스 앞에선 필자와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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