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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로키기행수필2020-14 아름다움에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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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1-24 12:58 조회1,3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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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어몽 샤토 레이크 루이스


2021.01.24

로키기행수필2020

14 아름다움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아름다움에도 이유가 있다면 레이크 루이스가 아름다운 호수가 될 수밖에 없는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 

 

레이크 루이스는 

1 균형 잡힌 구도가 완벽하다. - 정면에 빅토리아 산(Mount Victoria 3464m) 과 빙하, 오른쪽에 있는 빅 비하이브 산(Big Beehive Mt. 2270m)과 왼쪽의 훼어뷰 산(Fairview Mt. 2744m)이 삼각구도를 이루며 그 앞에 청옥 같은 물빛을 가진 호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 광경을 액자 안에 집어넣으면 그대로 그림이 된다. 어떤 예술의 명인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작품처럼 느껴진다. 가끔 얼핏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서 어떤 것 한 가지를 뺀다면 무슨 그림이 나올까 생각해 본다. 양 옆에 산이 없다? 한 쪽만 산이 있다? 멀리 빙하가 없다? 물빛이 평범하다? 무엇 하나 빠질 수가 없다. 더구나 산의 높이가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안 된다. 지금 처럼이 좋다. 하얀 빙하의 색깔은 청옥빛 호수와 잘 어울린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흐르고 그 아래 빙하와 호수가 어우러지면 표현할 말을 잊게 된다. 이런 구도를 가진 호수는 로키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레이크 루이스는

2 크기와 규모가 미적이다. - 관광객은 처음 포토 에리어(Photo Area)에 서면 우선 감탄한다. ‘야 대단한데.. 정말 아름다운 호수구나.’ 그리고 호수를 보기보다는 사진 찍기에 바쁘다. 이 호수가 왜 아름답게 보이는지 한 순간이라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형태를 볼 때 사람은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일까를 추구한 결과 황금비라는 것이 나왔다. 직사각형의 가로 세로의 비가 1 : 1.618이면 안정감과 미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이것은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아름다운 감성을 일으켜준다. 레이크 루이스가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우선 미감을 불러일으키는 크기와 형태에 있다. 만일 호수의 길이가 10km쯤 된다면, 반대로 폭이 5-10km쯤 된다면 도저히 지금과 같은 미감을 느낄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너무 적어도 너무 커도 우리가 느끼는 미감에는 상당한 차이를 주게 된다. 모든 조건이 똑같다고 해도 호수가 100m : 50m라면 호수가 아닌 연못이 되고 만다. 레이크 루이스는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막힌 곳이 없다. 그리하여 미적 크기를 온전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레이크 루이스는

3 물빛이 기가 막힌다. - 빙하가 없는 곳에서는 이런 물빛이 생겨날 수 없다. 청록색의 깊은 맛이 나는 물빛이 고요한 수면을 덮고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든다. 사실 나는 수많은 레이크 루이스의 사진을 찾아보았지만 내가 촬영한 사진은 물론이고 진짜 레이크 루이스의 물빛을 있는 그대로 찍은 사진을 아직 못 보았다. 에메랄드 빛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또는 옥빛깔이라고도 하지만 한 자리에서 비교해 보면 레이크 루이스의 물빛을 따라오지 못하고 그저 비슷할 뿐이다. 청색과 녹색이 혼합되었는데 청색이 좀 더 강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차라리 진한 청색에 가깝다. 이 색은 빙하가 녹아서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암석 가루(Morain 빙퇴석) 때문이다 . 태양광선이 모레인에 반사되어 나올 때 다른 색은 흡수하고 청색과 녹색의 빛만 내보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태양이 어느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서 물빛도 흐리게 진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화창한 날씨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보아야 가장 아름다운 청록색의 호수 빛과 만날 수 있다. 물감을 풀은 것처럼 물자체가 그런 색이 아니라 손으로 물을 떠서 보면 그냥 물이다. 레이크 루이스는 11월부터 얼기 시작하면 6월 중순이 되어야 전부 녹게 된다. 그러므로 반년은 청록색의 호수이고, 반년은 하얀 백설의 호수라고 해야 한다.

 

레이크 루이스는

4 친화적이다. - 한국의 산수화를 보면 그림 속에 사람이나 집이 거의 다 그려져 있다. 산이 있고 폭포가 있고 냇물이 흐르고 소나무가 늘어진 그림에 사람이나 집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람이 없는 풍경은 삭막하다. 숨결이 없다. 사람이 있어야 풍경이 비로소 숨결을 찾게 된다. 사람이 없는 풍경은 우리와 관계없는 사물의 모사일 뿐이기 때문이다. 사막을 찍은 사진에서 낙타를 타고 가는 대상이 있는 것과 모래언덕만 있는 풍경은 보는 사람의 미감에 엄청난 차이를 준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산간 풍경을 보면 언제나 마을의 집들이 한 쪽을 차지하고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미를 느끼게 한다. 여기서 집들이 빠지면 풍경은 느낌이 아주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된다. 밤풍경 속에 있는 집 창문은 불빛이 비치고 있어야 한다. 불빛은 그 안에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불이 꺼진 창은 사람이 없는 냉랭한 집이 되고 만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듯 하면서도 인간과 상호 교류할 때 비로소 존재의미가 생겨난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자연을 절대존재가 아닌 상대존재로 파악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전연 알 수 없고 갈 수 없는 곳에 있는 자연은 인간의 입장에서는 있어도 없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레이크 루이스를 친화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훼어몽 샤토 레이크 루이스(Fairmont Chateau Lake Louise)가 있기 때문이다. 이 호텔은 가까이서 보나 멀리서 보나 호수의 이미지를 전연 손상시키지 않고 도리어 잘 조화되어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호수 끝에서 8층 높이의 호텔을 바라보면 건물을 설계했던 명인의 고심을 엿보게 된다. 더 높아도 더 낮아도 지금보다 훨씬 부자연스러웠을 법하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물가에 서서 보는 호수보다 시각적으로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호텔에서 출발해서 호수 끝까지는 약 2.4km이고, 빙하 밑에 있는 티하우스까지는 약 3km를 더 가야 한다. 이 산책길은 호수를 여러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걷는 사람의 기분을 한껏 끌어올려 준다. 더불어 여기서 출발하는 트레일이 양쪽으로 뻗어 있어 관광객뿐만 아니라 등산객으로 항상 붐비게 만든다. 호수 위에 빨간색의 보트를 타고 두 연인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멀리서 보아도 흐뭇하고 호수의 친화력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레이크 루이스는

5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아름답다. -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호수는 드물다. 왼쪽은 훼어뷰 산의 뷰포인트가 있고, 오른 쪽은 빅 비하이브 산과 리틀 비하이브 산의 꼭대기에서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마치 에메랄드를 박아놓은 듯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그리고 티하우스를 가다가 빅토리아 빙하 쪽에서 호텔과 함께 호수 전면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 아득하게 파란색 호수를 멀리 바라보게 된다. 광활한 로키의 산록과 함께 보석처럼 박혀있는 호수를 보게 되는데 가장 먼 곳에서 보는 위치이다. 레이크 루이스는 가까이서 보거나 멀리서 보거나 한결 같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감추지 않고 늘 전신을 보여준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레이크 루이스는

6 접근성이 매우 좋다. - 고속도로에서 10-15분 정도만 아스팔트길로 올라가면 된다. 이 길은 눈이 많이 와도 항상 오픈 되어 있다. 레이크 루이스는 일 년 내내 열려 있다. 주차장은 물론 성수기에 붐비지만 매우 크다. 아래 예비 주차장도 있다. 숙소도 고급호텔에서부터 모텔이나 방갈로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사람이 접근하기에 용이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없다. 천하의 경관을 자랑하는 경치라 할지라도 사람이 보아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경치만 그러한가. 

하늘도 사람이 올려다보아야 비로소 하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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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바라본 레이크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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