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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이럴 때, 와인낫?-외전] '와인 성지' 자양동 동네 수퍼…손님도 반한 장사 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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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3-13 02:00 조회1,6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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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성지 순례 다녀왔습니다.”

대형 와인 온라인 커뮤니티인 ‘와쌉(와인 싸게 사는 사람들)’에 올라오는 와인 구매 후기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의문의 장소' 두 곳이 있다. 바로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전통시장 안에 위치한 ‘새마을 구판장’과 이곳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정도 떨어진 자양동 ‘조양마트’다. 여느 동네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판장과 식자재 마트가 ‘와인의 성지’라는 별명을 갖게 된 이유가 뭘까. 식자재가 진열된 평범한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쑥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두 곳의 주류 판매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새마을 구판장에선 600여종, 조양 마트에선 700여종의 와인을 갖춰놓고 있는데, 저가부터 고가, 구대륙부터 신대륙, 요즘 뜨는 와인까지 구색도 다양하다.  

최근 새롭게 '와인의 성지'로 떠오른 자양 전통 시장의 '새마을 구판장' 외관. 사진 새마을 구판장

‘홈술’ 분위기 타고, 동네 마트에 와인 사러 온다

동네 수퍼중 와인을 갖추고 있는 1세대로 알려진 자양동 ‘새마을 구판장’의 와인 이야기는 부모님이 약 30여년간 운영해왔던 마트를 아들 이현기(43) 대표가 맡으면서 시작된다. 지난해 초 구판장 한구석에 가로로 와인 약 10병이 들어가는 5칸짜리 판매대를 하나 만들면서부터다. 이 대표의 동생이 와인에 조예가 깊고, 이 대표도 와인을 좋아해 시작했다고 한다. 그 뒤로 조금씩 와인을 늘려서, 지금은 마트 한쪽 매대 한 열 전체를 와인이 차지하게 됐다.

새마을 구판장의 와인 판매대. 특히 이탈리아 와인이 전문숍 못지 않게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유지연 기자

1년 만의 급성장에는 코로나 19가 한몫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고 집에서 밥을 먹으니 식재료를 사러 왔다가 와인도 사 갔다. ‘홈술’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동네 마트에서의 와인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전통시장 안에 있어 와인을 사면서 닭강정, 족발 등 와인과 어울리는 시장 음식을 함께 사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와인을 사러 지방에서도 손님들이 올 정도로 성황이다. 이 대표는 “동네 마트인데도 와인 커뮤니티에서 유명해지고, 손님들이 좋다고 얘기해주는 게 가장 기분 좋다”고 했다.  
 

인스타·유튜브 계정도 운영, 와인에 진심이다

농산물 매대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문숍 못지 않은 와인들이 손님들을 반기는 조양 마트. 사진 조양마트

또 다른 자양동 와인 성지 ‘조양마트’는 지난해 9월 23일 와인 판매를 시작했다. 여느 식자재 마트처럼 농산물이 진열된 초입을 지나면 곧바로 와인이 빼곡한 판매대가 나타난다. 술은 못 마시지만, 와인은 좋아한다는 이항영(60) 대표가 “동네 마트라고 소주·맥주만 파는 게 아니라 와인도 제대로 팔아보고 싶어” 마련한 약 700여 종의 와인들이다. 백화점에만 들어간다는 ‘K빈트너스’나 인기 있는 칠레와인 ‘시데랄’, 이탈리아 와인 ‘마르케제 안티노리’ 등도 구비되어 있다. 
 
치즈·스낵 등 안줏거리부터 와인 잔·디캔터·와인 셀러까지 나름대로 와인에 관한 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끔 꾸며 놨다.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다. 이 대표의 20대 막내아들이 운영을 맡은 ‘조양마트’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보면 그날그날 새로 들어온 와인 등 정보가 가득하다. 유튜브 계정엔 손수 촬영한 영상으로 와인 이야기는 물론 와인에 곁들일 수 있는 음식 레시피가 올라온다. 이쯤 되면 여느 와인 전문 숍 못지않은 열정이다.  

조양마트 인스타그램 계정. 새로 입고되는 와인부터, 각 와인에 대한 정보 등이 올라온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중소형 마트 와인 숍 시대 열릴까

이들 동네 수퍼 와인 숍은 기존 와인 유통 업체들과 비슷한 듯 다른 매력으로 손님들을 매료시킨다. 와인 전문 숍만큼 다양하게 와인을 구비했지만, 친근한 동네 마트로 접근성을 높이고, 적당한 가격으로 경쟁한다. 와인 추천이나 접객도 수준급이다. 두 곳 다 정식 와인 교육 기관에서 교육받은 직원이 상주한다. '이 와인은 한 시간 열어 놓은 뒤 마셔라'는 등 개별 와인에 관한 전문적인 안내를 해준다. 대표들이 와인에 대한 애정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물론 핵심은 가격이다. 거품 없는 가격에 온누리 상품권을 쓰면 10% 더 할인된다. 전통시장에 위치한 덕에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 번 가면 몇 병씩 쟁여온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조양마트의 와인 판매대. 약 700여종의 다양한 와인을 만날 수 있다. 유지연 기자

두 마트의 성공 사례 이후 최근 비슷한 콘셉트의 와인 판매점이 지역마다 들어서고 있다. 와인이 대중화되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와인 가격에 대한 공유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생겨난 현상으로 본다. 한 와인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가 와인을, 동네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이색적인 데다 가격도 좋으니 소비자들이 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런 식의 중소형 마트 와인 숍뿐만 아니라 편의점까지 와인 판매에 뛰어들면서 와인 유통 시장에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봤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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