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바다와 한 몸이 되어

둔덕을 넘듯이

반드럽게 파도를 넘으면

행복할까?

 

온몸에 힘주어

노를 저어봐도

카약이 직선으로

나아가지를 않는다

 

똑바로 직진하려는 나를

비아냥거리듯

게처럼 옆으로만

뱅글뱅글 맴돈다

 

그저 생존하기 위해

내 인생의 노를

아등바등 저어봐도

뱅글뱅글 제자리걸음

 

기본을 숙지하지 못한

섣부른 카약 항해

방향과 속도의 키를 움켜쥔

패들의 양날

 

여울목 거친 물결에 널을 뛰다

자맥질하듯 곤두박질

몇 번의 아찔한 경험에

해신, 포세이돈을 영접할 뻔했다

 

뒤집힌 카약을 바로 세우고

힘겨운 안착

나는 온몸의 힘을 뺀다

그리고 가만히 노를 잡는다

 

몸의 중심으로부터 노를 저어

흔들림 없이 직선으로 가련다

나의 인생 항로를

저기 새로운 바다 물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