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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니 진짜배기 커피 무봤나… 3시간 걸려도 끄덕여지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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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6-25 03:00 조회1,1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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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이어 신흥 커피 도시로 떠오르는 곳을 꼽는다면, 부산이 아닐까. 산지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온 생두가 한국에서 처음 닿는 땅인 부산 곳곳엔 매력적인 카페들이 들어서며, 커피 여행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전포동 카페거리는 늘 커피 여행객으로북적이는데, 2018년 문을 연 베르크로스터스(이하 베르크)는 이중에서도 꼭 다녀가야 할 곳으로 꼽힌다. 실제로 베르크의 커피 한 잔을 맛보기 위해 서울에서 편도 3시간 이상의 먼 거리를 마다치 않고 찾아가는 사람도 많다.   
 
베르크는 부산 출신의 김석봉·박현동·이상용·송찬희 네명이 의기투합해 2018년 전포동에 문을 열었다. 베르크라는 지붕 아래 모였지만,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있다. 김 대표는 재무와 운영을, 박 대표는 생두 수입부터 로스팅, 판매 등 커피 비즈니스 전반을, 이 대표는 공간 기획과 운영을, 송 대표는 브랜딩을 맡고 있다. 베르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김석봉, 박현동 대표를 인터뷰했다. 
 

부산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 베르크로스터스의 김석봉, 이상용, 송찬희, 박현동 공동대표. [사진 베르크]

  
베르크 커피의 맛을 만드는 건 박 대표다. 스무살 아르바이트로 커피와 연을 맺은 그는 이후 15년간 바리스타와 로스터, 생두 바이어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국가대표 바리스타 선발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김 대표를 커피의 길로 이끈 것도 박 대표다. 두 사람은 두 사람은 ROTC 동기로, 김 대표는 박 대표와 함께 학교 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던 순간을 ‘삶에 커피가 각인된 순간’으로 꼽는다.  
 
부산까지 베르크를 찾게 하는 비결은 누가 뭐래도 커피 맛일 것 같은데요, 어떤 커피 맛을 지향하나요.     
(박)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 전문가부터 대중까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이면서도 편안한 맛’이요. 예를 들어 구하기 힘들고 값이 비싸, 소수의 마니아층이 즐겨 찾는 생두는 저희의 몫이 아니죠. 요리에서 재료가 중요하듯, 커피에서 생두가 중요하니까, 생두를 고를 때부터 이 기준에 따라 선택해요. 산지와 다이렉트로 거래할 때 충분히 품질이 뛰어난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 단맛이 충분하고 가격은 합리적이어서 소비자에게 소개하면 좋겠다 싶은 것을 구매하는 식이죠.  

베르크는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이고 편안한 커피를 지향한다. [사진 베르크]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박) 매장을 찾아주는 분도 많고, 원두 납품을 요청하는 곳도 많아요. 늘 감사하죠. 현재 전국 100여 곳의 카페에 원두를 납품하고, 이 중 30%가 서울에 있어요. 매달 생산하는 원두 양도 큰 폭으로 늘었어요. 처음엔 수십 킬로그램이었는데 2019년엔 1톤, 2020년엔 3톤을 기록했죠. 꾸준히 생산량을 늘렸는데도, 납품 요청을 더 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올해 4월 생두를 로스팅하는 로스터리를 사상구로 확장 이전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추가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더 많은 곳에서 베르크의 커피를 만나실 수 있게 됐죠. 기존의 공간보다 넓기도 하고 로스터리 내 환경 제어가 더욱 편리해져서, 원두의 퀄리티와 양을 모두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전포동 쇼룸 1층에 있던 로스터리를 올 4월 사상구로 확장 이전했다. [베르크]

 
내부에서 꼽는 성장 비결은요.  
(김) 공동대표 4명이 모인 게 2017년이에요. 6개월 동안 치열하게 논의하고 고민했죠. 당시 모두 지쳐 있었어요. 조금 더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는 길을 고하다가 ‘내 것을 해야겠다’는 답을 찾았어요. 더 열정적으로, 능동적으로 일하고 싶었고 그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각자 전문성이 있는 네 명이 모였으니, 오픈하고 고쳐 나가기보다 완성된 브랜드 형태로 보여주고 싶어서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그 과정에서 함께 일하는 방법도 정했죠. ‘의사결정은 만장일치여야 통과한다’ ‘각자 맡은 영역은 존중하자’ ‘매일 업무 내용을 정리해 공유한다’ 는 식으로요.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족이 증가했는데 베르크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느껴지나요.  
(박) 올 1월 소매 원두 판매율을 보면, 지난해 12월 대비 2배 늘었어요. 베르크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로스터리도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코로나로 카페는 가기 어렵지만, 집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기계나 도구는 손쉽게 구할 수 있죠. 특히 산지의 다양한 원두들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졌어요. 산지의 좋은 원두들이 많이 들어오니, 원재료의 좋은 맛과 향을 보여주기 위해 배전도가 낮은 원두도 다양해졌죠. 예전에는 해외에서 생산 된 커피를 마시며 정말 맛있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한국에도 좋은 커피를 많이 만날 수 있게 됐죠.
 
그동안 마신 커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커피를 꼽는다면요.  
(박) 며칠 전, 블렌딩에 넣은 에티오피아를 싱글로 로스팅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이렇게 뇌리에 남을 만큼 맛있는 커피는 1년에 한두 번 나와요. 커피 맛은 주변 환경, 예를 들어 기온과 습도, 함께 하는 사람 등의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정말 맛있는 커피는 매일 로스팅을 하는 저도 만나기 어려워요. 비싼 원두라고 맛있는 건 아니에요.  
 

베르크로스터스 2층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 직접 공수한 교회 의자와 격벽, 간접 조명을 설치해 수도원 컨셉으로 꾸며 커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진 베르크로스터스]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요소가 다양하네요.  
(김) 그렇죠. 마시는 온도나 같이 마시는 사람, 그날의 기분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죠. 베르크의 공간이 저희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된 것도 같은 이유죠. 실제로 많은 분이 오래된 수도원 컨셉의 2층 매장을 좋아해 주세요. 공사할 때 매장이 원룸촌 사이에 있고 개발이 난립하여 예스러운 느낌이 없었는데 여기에 격벽을 넣어 시선을 분산시키고 간접 조명을 설치해 분위기를 톤다운 시켜서 베르크만의 분위기를 표현했어요. 여기에 실험적인 음악을 틀어 색다른 경험을 더 했죠. 매장에서 커피를 맛본 분은 단순히 커피 맛이 아니라 분위기, 음악, 바리스타와의 교감 등이 어우러져 커피를 기억하실 거예요. 만약 저희가 ‘우리는 커피로만 승부할 겁니다. 맛있으니까 드셔보세요’라는 태도였다면, 지금의 베르크는 없었을 거예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김) 올해 로스팅 시설을 고도화해 이전한만큼, 원두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월 원두 생산 및 판매량 목표를 10톤으로 정했어요. 그만큼 더 많은 분들이 베르크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고요. 올 하반기에는 쇼룸이 위치한 전포동 공간을 좀 더 재미있게 꾸밀 계획이고요. 무엇보다 베르크를 설립할 때의 초심, ‘삶의 방식을 긍정적으로 움직여보자’고 했던 다짐이 베르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현동의 힐링 커피 ☕

시럽을 조금 넣은 라떼를 좋아해요. 시럽을 조금만 넣어도 커피의 풍미가 올라오거든요. 사실 바리스타나 로스터라고 하면 커피를 향으로 접근하고 그런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 일부만 아는 커피보다 누구나 좋아하는 레시피가 선호하죠. 지인들에게 시럽 넣은 라떼를 주면 다들 좋아하더라고요(웃음) 레시피는 간단해요.  

 

시럽을 넣은 라떼. [사진 베르크]

만드는 방법
1. 설탕과 물을 1대1로 섞어 시럽을 만든다.
2. 우유(150mL), 에스프레소 2 샷(원두 40g 추출), 시럽(10g)을 넣어 잘 섞는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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